〈티브이동화 행복한 세상〉
한국방송, 5회 연작 ‘사남매의 집’ 방영…실제사연 재구성해 60년대 그려
파스텔톤 영상으로 일상의 감동을 전해온 〈티브이동화 행복한 세상〉(한국방송)이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옷을 입었다. 〈사남매의 집〉(사진)이라는 제목으로 28일부터 5회 연작 클레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방송한다. 2001년 4월부터 매일 오전 10시50분에 5분씩 방송되며 1480회를 이어온 작지만 꾸준한 프로그램 〈티브이동화…〉가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더욱 풍성해지려는 노력이다. 〈사남매의 집〉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좁은 마당과 얇은 벽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살던 가족과 이웃의 모습을 그렸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를 의지해 살아가는 사남매, 칠순 노모를 모시고 있는 경기댁, 다리가 뒤틀린 아들을 돌보는 혁이 엄마 등 애니메이션 속 60년대 인물들은 전쟁의 상처를 추스르고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다른 사람을 돌보면서 희망과 힘을 얻는다. 인물들을 일일이 손으로 빚어 만들어 친근한 느낌을 더했으며, 그 시절의 풍경 속에서 추억을 뽑아내기 위해 물지게를 지고 물을 나르는 장면, 입이 궁금한 아이들이 뽑기를 만드는 장면,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는 장면들도 공들여 묘사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번 애니메이션도 시청자들이 보내온 실제 사연을 재구성한 것이며, 연작을 만들기 위해 여럿의 사연을 한데 모았을 뿐이라고 한다. 5분짜리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회화그림으로 만들어도 만화작가 2, 3명이 꼬박 두달은 작업해야 하는데,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16명의 작가가 필요하기에 그만큼 공이 더 들어가는 작업이라고도 했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박인식 피디는 “제작비나 시간은 회화체로 하던 것보다 몇배가 더 들지만 한국 단편애니메이션 작가를 육성한다는 프로그램 목적에 걸맞게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가들에게도 문을 열 필요가 있었으며, 이야기를 따뜻하고 친근감 있게 표현하기에도 제격이기 때문에 앞으로 3개월에 한번씩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 방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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