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유쾌한 일탈 ‘체코 영화’
데이지(교 밤 11시)=교육방송은 6월 한달 동안 매주 한 편씩 1960년대 체코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60년대는 밀로스 포먼, 이르지 멘젤 등 체코의 거장 감독들이 미학적 실험과 사회적 발언을 본격적으로 표출했던 시대다.
〈데이지〉는 온갖 영상 언어를 뒤틀고 꿰맞춰 페미니즘과 무정부주의를 표현하는 체코의 대표적인 감독 베라 히틸로바의 작품이다. 마리라는 같은 이름의 두 소녀가 주인공이다. 삶은 지루하고 세상은 썩었다고 생각하는 두 소녀의 유쾌한 일탈을 좇아간다. 이 영화의 고갱이는 줄거리가 아니라 이미지다. 두 명의 마리는 클럽에서 미친듯 춤추다 쫓겨나기도 하고 늙은 남자를 꾀어 밥을 얻어먹기도 한다. 화면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기도 하며 한 장면은 전혀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다른 장면과 이어진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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