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의 여자’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한 여자’ 음악감독 강동윤씨
‘내남자의 여자’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한 여자’ 음악감독 강동윤씨
드라마의 인기는 드라마 오에스티(OST) 음반의 인기로도 이어진다. 지금 시청률 30%대를 오르내리는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한 여자〉의 음악도 관심을 끌고 있다. 〈내 남자의 여자〉의 삽입곡인 ‘더 원’의 〈사랑아〉는 드라마에서 1분도 채 나가지 않았는데 각종 음악사이트 내려받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세 드라마의 음악은 모두 강동윤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강 감독은 “드라마 음악은 등장인물의 심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드라마보다 음악이 튀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감정이입 하도록 돕는 게 음악의 구실이라는 것이다. 〈내 남자…〉에서 격정적인 성격의 화영(김희애)의 테마곡은 강렬하고, 착한 여자 지수(배종옥)의 음악은 차분하게 표현된다. 〈행복한 여자〉 지연(윤정희)의 테마 역시 복잡한 심경을 보여주는 깊이가 담겨 있다. “〈내 남자…〉는 아코디언, 클라리넷 등 관악기를 주로 썼고, 〈하늘만큼…〉은 편안하고 쉽게, 〈행복한 여자〉는 40인조 오케스트라가 두터운 음을 내 드라마 색을 살렸습니다.” 세 음반 모두 체코 프라하 현지에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서정적인 연주로 만들어냈다.
드라마 음반은 보통 방송 3개월 전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함께 준비한다.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테마곡과 인물별 테마곡들을 만들어 방영 한달 전 녹음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쳐 음반을 만든다. 60분짜리 한 회 드라마에서 쓰이는 곡수는 15~20곡. 음반 삽입곡의 70% 이상은 자작곡이다. 음반이 나왔다고 드라마 음악감독의 일이 끝난 건 아니다. 매회 드라마 최종편집본을 보면서 감독과 상의해 필요한 장면에 음악을 넣는다.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월화 미니시리즈를 한꺼번에 하는 강 감독은 일주일을 꼬박 각 드라마의 회별 음악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드라마에서 음악의 비중은 반 이상이죠. 최종편집본에서 음악 없는 60분짜리 드라마를 보면 아무리 대사나 장면이 좋아도 몰입이 안 되거든요.”
배우와 작가, 감독끼리의 호흡이 중요하듯 음악 역시 연출자의 색과 맞아야 하는 작업이라 같이 작품을 해 봤던 감독들과 계속 일을 하게 된다. 〈행복한 여자〉 김종창 감독과는 〈노란 손수건〉 때부터, 〈내 남자…〉 정을영 감독과 김수현 작가와는 〈내 사랑 누굴까〉부터 각각 4편씩 함께 했다.
가수 김경호의 〈비정〉, 성시경의 〈허락되지 않은 사랑〉 등을 작곡했던 강동윤 감독은 7년 전부터 드라마 음악의 한 우물을 팠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중하고 서정적인 발라드 색깔을 내길 즐겨요.” 젊은이들의 트렌디 드라마보다 정통멜로나 가족극을 해왔던 이유다. 내년에는 영화 음반 참여는 물론 체코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음악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강동윤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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