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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양익준 “날 괴롭혀줄 영화가 필요해”

등록 2007-06-11 07:16

금요단편극장 '배우열전' 첫 타자

양익준은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배우다. 30여편의 장ㆍ단편에 출연한 그의 이름 석자는 톱스타에게만 익숙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독립영화 감독 사이에선 이미 캐스팅 1순위다.

인디스토리의 '금요단편극장'도 오픈 1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배우열전'의 첫 타자로 그를 선택했다.

그는 '독립영화계의 브래드 피트'라는 금요단편극장 보도자료의 소개글을 들려주자마자 곧장 폭소를 터뜨렸다. 굳이 비교하자면 누구냐는 질문에는 금세 표정을 심각하게 고치더니 "'독립영화계의 김인권' 정도?"라고 답한다.

그는 그만큼 코믹한 역할을 많이 맡아 왔다. 그에게 2005년 미쟝센단편영화제 연기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안긴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의 용희 역은 그에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착 달라붙는 옷 같았다.

그러나 그는 희극적인 역할은 이제 사양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김종권 감독은 그 점에서 고마운 존재다. 양익준은 '낙원'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무표정한 얼굴과 몸짓만으로 슬픔과 안타까움을 깊게 그려냈다.

"평소 모습과 가장 비슷한 건 '바라만 본다'에서 친구 성희를 좋아하는 준호예요. 성희에게 고백도 못하고 주변만 맴도는 거죠."

영화 '바라만 본다'는 그가 연출과 주연을 직접 맡은 작품이다. 준호가 친구들의 장난이라는 타의에 의해 싸우는 듯, 울먹이는 듯 성희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그가 가장 가까이 관객과 소통하는 순간이었다.

"직접 연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했죠.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중국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흐르는 물 위가 아니라 돌 위에 직접 새겨야 한다'는 말을 지면에서 만났을 때였어요. 그 말이 머릿속을 뚫고 지나가는 것 같아 한동안 방에 그 문장을 써 붙이고 살았습니다."

간단한 문장 하나가 자극한 영화 만들기는 그에게 창작의 고통을 제대로 떠안겼다. 영화를 만드는 동안 하루에 담배를 5-6갑씩 피우다가 어느 날 담뱃갑을 쌓아 방바닥에 '시나리오 머리 아파'란 여덟 글자를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바라만 본다'는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

그는 현재 류승범 주연 영화인 '라듸오 데이즈'에 참여 중이지만 연출도 다시 준비하고 있다. 가족과 환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룰 영화 '똥파리'를 올 가을 크랭크인 할 예정이다. 그는 "이 영화는 서른셋 인생 최대의 프로젝트"라며 눈을 반짝였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진부한 질문을 던지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콕 찍어 하고 싶은 역할이라기보다도 무엇보다 저를 마구 괴롭혀 줄 수 있는 감독을 만나고 싶어요. 독하게 연기할 수 있는 그런 거요."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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