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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신인가수 뽑는다면서 기존 가수까지 출연

등록 2007-06-11 17:36

 〈쇼바이벌〉
〈쇼바이벌〉
‘쇼바이벌’, 애초 취지 무색…실력보다 운이 좌우하는 퀴즈도

국내 대중음악 시장이 끝모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엔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들도 한몫 거들었다. 다양한 갈래의 음악을 소개하기보다는 10대 소녀 취향 일변도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만 경쟁적으로 소개했다. 다른 대다수의 신인들은 자신의 노래를 알릴 기회를 원천봉쇄당한 채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문화방송의 신인가수 육성 프로그램 〈쇼바이벌〉(사진·토 오후 5시40분)이 지난달 26일 첫선을 보였다. 매주 출연하는 신인가수 20팀 가운데 차례차례 탈락자를 가려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1위에게 인기 가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형식이다. 실력파 대형 신인의 탄생에 목말라하던 음악 팬들뿐 아니라 음악계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9일까지 방송된 3회분의 내용을 보면, 애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여럿 눈에 띈다.

첫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은 남성 3인조 보컬그룹 브이오에스(V.O.S)였다. 소속사 재정문제로 1년간 활동을 접긴 했지만, 이전에는 전파를 적잖게 탔던 이들이었다. 다른 팀들과 체급부터 달랐던 셈이다. 오는 16일 방송분에는 윤하도 출연할 예정이다.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벌써 지상파 순위 프로그램 1위를 몇 차례나 차지했다. 윤하의 출연을 두고 팬클럽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디 ‘strike225’는 “사람들은 윤하를 약자로 보고 응원했지만 쇼바이벌에 출연하는 순간 윤하는 강자로 변하게 된다”며 “한번도 방송출연 기회를 못 얻은 신인들 기죽이려 하느냐는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팀 가운데 무대에 오를 7팀을 추려내기 위해 룰렛, OX 퀴즈를 거치는 등 실력보다 운이 좌우하는 형식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초반부터 룰렛으로 10팀을 탈락시킬 때는 제작진 스스로도 ‘운칠기삼’을 강조한다. OX 퀴즈에선 “동방신기 멤버의 나이를 모두 합치면 몇살이냐?”라는 문제도 나온다. 무대에서 실력발휘 한번 못해보고 떨어진 신인들은 억울한 듯 눈물을 펑펑 흘린다.

방송 무대에 서기 위해 사활을 거는 형식과 어울리지 않게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과 겹치는 출연자도 있다. 9일 방송분에 출연한 카라, 디카프리오 두 팀은 같은 채널에서 불과 1시간 전에 방송된 〈쇼! 음악중심〉에서 이미 무대에 올랐다.

연출을 맡은 성치경 피디는 “우리가 생각하는 신인과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신인의 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홍대 앞 인디밴드에게도 문호를 넓히는 등 점차 본래 취지를 살려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통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이다 보니 재미를 위해 운적인 요소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감동을 주는 사연과 음악적인 측면을 잘 조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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