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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윤미래도 울고 흑인 아버지도 울었다

등록 2007-06-17 17:26수정 2007-06-17 17:50

가수 윤미래가 16일 서울 광진구 멜론 악스(AX)홀에서 5년 만의 단독 콘서트 ‘윤미래와 타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가수 윤미래가 16일 서울 광진구 멜론 악스(AX)홀에서 5년 만의 단독 콘서트 ‘윤미래와 타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5년 만의 단독 콘서트…가수와 관객 혼연일체
'검은 행복'을 부르던 윤미래(tㆍ본명 나타샤 리드ㆍ26)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볼을 타고 내리는 이슬은 윤미래에게만 비춘 핀 조명에 반사돼 반짝였다.

살갗이 유난히 까맣던 어린 시절 딸의 영상이 흐르자 그의 흑인 아버지 토머스 J. 리드(51) 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턱을 손에 괴었다가 콧수염을 쓰다듬다, 때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수줍게 웃었다.

"오늘 아빠가 왔어요. 하이 대디(Hi Daddy), 아이 러브 유(I Love You)."

윤미래가 객석의 아버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일어나 딸에게 손짓하던 아버지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울지마, 울지마!"라고 응원하던 관객도 곳곳에서 눈물을 닦아냈다.

"힘들었지만 음악, 여러분이 있어 이겨낼 수 있었어요.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여러분을 너무 사랑해서 …." 그리곤 '행복한 나를'로 흐름을 이었다. 목이 메어 자꾸 가사를 놓쳤다. 관객은 하나가 돼 허공으로 손을 뻗으며 목이 터져라 합창했다.

윤미래가 16일 서울 광진구 멜론 악스(AX)홀에서 5년 만의 단독 콘서트 '윤미래와 타샤' 공연을 펼쳤다. 솔 싱어 윤미래와 래퍼 타샤의 모습을 보기 위해 1층 1천600석의 스탠딩석과 2층 800석의 좌석은 빼곡했다. 체온이 뿜어낸 후끈한 열기는 아담한 공연장의 온도를 상승시켰다.

"여러분~ 오늘 놀아줄 거죠?"

출발을 알리는 윤미래의 한마디에 관객은 손을 치켜들고 함성으로 화답했다. "윤미래, 윤미래!" "언니 사랑해요" "타샤 최고~"란 팬들의 돌출 응원이 2시간 내내 터져나왔다.


이날 공연은 '극과 극'의 무대로 꾸며져 관객의 감정을 엄숙과 흥분으로 마음껏 조였다 풀었다. 윤미래는 미국 시골 클럽 같은 소박한 분위기 속에서 '후(Who)' '선물' 등 느린 템포의 노래로 두 귀를 집중시키더니 이내 힙합 클럽 속 래퍼로 탈바꿈했다.

'경고'를 부를 땐 김진표가 불쑥 튀어나와 프리스타일 랩으로 흥을 돋웠고, 타이거JK는 '소외된 모두 왼발 한보 앞으로'를 윤미래와 부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타이거JK가 "잠에서 깨고 보니 여기가 천국"이라며 "소외되지 말라"고 외치자 2층 객석까지 기립했고 아예 의자 위로 올라가 비트에 몸을 맡기는 이들도 있었다.

공연장에 와야만 볼 수 있는 보너스 무대에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윤미래는 검정 모자와 재킷 차림으로 '빌리 진(Billie Jean)'을 부르며 마이클 잭슨의 춤을 선보였다. 어셔의 '예(Yeah)', 다이애나 로스ㆍ마빈 게이 등이 불렀던 '에인트 노 마운틴 하이 이너프(Ain't No Mountain High Enough)'까지 달리며 관객의 땀을 쏙 빼놓았다.

앙코르 때 윤미래는 마이크 하나만 들고 다시 나왔다. 입술에 검지를 대고 관객을 조용히 시킨 후 무반주로 히트곡 '하루 하루'를 열창했다. '하루 하루 지나가면 익숙해질까/눈을 감아야만 그댈 볼 수 있다는 것에/더 이상 그대의 기쁨이 될 수 없음에/나는 또 슬퍼하게 될 거야~.'

막이 내린 후 공연장을 나오는 그의 아버지를 만나 소감을 물었다. 딸의 공연이 어땠냐고. "엑설런트(Excellent), 엑설런트(Excellent)." 그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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