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CGV, 미 드라마 ‘튜더스:천년의 스캔들’
채널CGV, 미 드라마 ‘튜더스:천년의 스캔들’ 내달 방영…왕실의 화려함 재현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10부작 드라마 〈튜더스: 천년의 스캔들〉이 케이블티브이 채널씨지브이에서 7월부터 선보인다. 〈엘리자베스 1세〉 〈로마〉에 이은 역사드라마로 영국 튜더 왕가 ‘헨리 8세’를 조명한다.
헨리 8세는 16세기 영국의 국왕으로 잉글랜드의 절대왕정을 공고히 했지만 결혼과 이혼 문제로 종교개혁을 단행하고 여섯 왕비를 두는 등 거침없는 행동으로 화제를 낳은 인물이다. 시즌 1에서는 형수인 캐서린과 결혼한 그가 궁녀인 앤 불린을 아내로 맞이하기 직전까지의 여정이 빚어진다. 미국에서 지난 10일 시즌 1이 끝난 〈튜더스〉는 4월1일 첫 회가 케이블채널 쇼타임의 최근 3년간 시청률 중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화제를 모았다.
〈튜더스〉는 역사적인 사실을 세밀하게 늘어놓기보다는 재미 위주의 내용과 볼거리로 시청자의 입맛에 맞췄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연개소문〉보다는 〈주몽〉에 가깝다.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세기의 로맨스’로 알려진 헨리 8세와 앤 불린의 사랑도 〈튜더스〉에서는 심각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헨리 8세가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는 아들을 갖고 싶은 욕망과 스스로에 대한 회의 때문이다. 그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을 한 뒤 추기경 울시(샘 닐)에게 문득 이런 말을 내뱉는다. “난 너무 쾌락만 바라보고 살았어. 미래를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어. 내가 남기고 가는 건 뭐지?” 주변 관료들의 권력다툼, 가톨릭교회와의 결별 등 역사적 내용도 〈튜더스〉에서는 그저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만 들어간다.
에피소드별로 200만달러, 총 38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튜더스〉는 다양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입맛을 당긴다. 영국 왕실을 재현해 놓은 모습과 테니스, 사냥, 사격, 파티 등 16세기 영국 문화가 드라마 전반에 펼쳐진다. 여성의 드레스보다 헨리 8세의 의상에 더 신경을 쓴 점도 색다르다. 원색의 화려한 의상은 헨리 8세를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왕으로 표현하는 데 한몫한다. 3회 버킹엄 공작이 처형당하는 장면과 헨리 8세가 태어난 서자를 보러 가는 장면을 교차하며 생명의 빛과 어둠을 동시에 보여주는 식의 세심한 연출도 돋보인다.
드라마의 인기는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에 기댄 측면도 있다. 주인공 헨리 8세를 연기하는 마이어스(사진)는 영화 〈매치 포인트〉 〈벨벳 골드마인〉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젊은 헨리 8세를 혈기왕성한 인물로 빚어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드라마에서도 1회부터 베드신이 펼쳐지는 등 유독 마이어스의 노출신이 많다. 앤 불린은 영화 〈카사노바〉에 출연한 도도한 이미지의 내털리 도머가 연기한다.
〈로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낳았지만 1억달러의 막대한 제작비 부담 때문에 시즌 2에서 끝난 것처럼 미국에서도 사극은 매력적이지만 부담스런 소재다. 이미 시즌 1 초반에 2008년 봄을 겨냥해 시즌 2를 제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극으로는 이례적으로 장기화 조짐이 보이는 〈튜더스〉가 한국 시청자들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채널씨지브이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