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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우리는 ‘당·돌·한’입니다!

등록 2007-06-17 20:15

드라마 속 ‘불량한’ 세 여자
드라마 속 ‘불량한’ 세 여자
드라마 속 ‘불량한’ 세 여자…‘당자·돌순·한영’
에스비에스 주말드라마 〈불량커플〉(극본 최순식, 연출 이명우) 속 여주인공들은 발칙하다. 그들은 남성이 주도하는 전통적인 남녀관계를 과감하게 뒤집는다. 김당자(신은경)는 명품 정자를 가진 남자를 유혹한 뒤 임신이 되자 남자를 차버리고, 나돌순(변정수)은 터프한 성격에 항상 남편보다 목소리가 크다. 또 한영(최정윤)은 바람난 남편이 보는 앞에서 연하남과 맞바람을 피운다. 〈불량커플〉은 이런 ‘당돌한’ 여성 캐릭터로 여성 30대(13%)와 40대(14%) 시청자에게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에이지비닐슨 미디어리서치 제공, 1~4회 평균값)

비혼모·계약연애·연하남 등
능력있고 자유분방 30대 표현
“신선하나 현실성 부족” 지적도

자발적 비혼모, 신선하네!= “내가 못 자빠뜨리면 성을 간다.” 성에 대해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당자. 유능한 패션지 편집장에 200만원짜리 명품 옷을 입으며 혼자 잘 산다. 자발적인 비혼모를 꿈꾸는 그는 아직 한국땅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할리우드의 여배우 조디 포스터나 앤절리나 졸리를 닮아 있다.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기존 미혼모와는 다르다. 이런 당자에 대해 “신선하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시청자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명우 피디는 “요즘 여성들은 결혼하지 않고 아이만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당자를 보며 공감대와 대리만족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돌순은 감성적이고 여린 남편과 달리 남성성을 많이 지닌 여자다. 극과 극의 성격인 남편과 찰떡궁합을 보여준다. 그에게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씨알도 안 먹히는 얘기다. 한영은 남편의 외도를 계기로 점점 당돌해진다. 남편의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려고 잘생기고 매너 좋은 연하남 준수(유건)와 계약 연애를 한다. 그런데 가짜 연애가 진짜 연애가 되고 만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랑에 눈뜨고 일도 찾아나서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간으로 성장한다.

30대 여성들, 현실적 고민은 어디에?= 독신 여성이 늘고 여성의 경제적 능력이 커지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당자의 모습은 반갑다.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준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김원 문화평론가는 “캐릭터는 신선하지만 억지스러운 설정, 과장된 연기와 코믹한 모습 등이 이어지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진다”며 “30대 여성들의 결혼과 일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정은주씨는 “미혼모 이야기를 당자, 아기, 최고의 유전자를 가진 기찬(류수영) 등 셋만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말고, 주인공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과 반응은 어떠한지 심도 있는 질문을 던져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돌순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기보다 당자와 한영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조력자에 머문다. 그러다 보니 애초 기획의도처럼 돌순네를 통해 성 역할이 바뀐 부부의 색다른 이야기를 아직까지 들을 수 없다. 한영은 맞바람을 피우며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지만, 불륜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인 주부 캐릭터의 면모도 보인다. 남편의 외도, 연하남과의 연애 등 불륜드라마의 공식 속에서 주부들의 판타지를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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