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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제작 힘든 ‘환경콘서트’ 힘은 관객

등록 2007-06-24 17:46

지금은방송중
3년째 이어온 〈환경콘서트※함께하는 꿈〉은 지켜야 할 엄격한 규칙이 있다. 인공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그게 뭐가 어려울까 싶겠지만 제작진은 몇 달 전부터 신경이 곤두선다. 장소 선정에서 무대 제작, 초대 가수까지 내용과 형식을 환경이라는 주제에 맞춰 제작하는 일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환경 살리려다 우리부터 죽겠다”며 넋두리가 쏟아진다.

그중에서도 게스트 선정이 가장 어렵다. 인공적인 엠알(보컬을 제외한 반주가 녹음된 상태)과 에이알(보컬과 반주 모두 녹음된 상태로 립싱크용)을 배제하고 라이브를 고집하니 나올 수 있는 ‘라이브의 강자’들은 손에 꼽힌다. 콘서트 취지에 맞게 열악한 범위 안에서 노력해 주는 가수들을 만나면 눈물 나게 고맙다. 올해는 이승환, 이적, 성시경 등이 출연했다. 크라잉 넛은 자신의 음악을 언플러그 스타일로 들려줘 자연적인 느낌을 더해 주었다.

회가 거듭될수록 제작진도 노하우는 생긴다. 첫 회는 재활용 생태공원인 한강 선유도 공원에서, 작년과 올해는 남산 공원 내 서울 타워 앞에서 공연을 했다. 곳곳에 서 있는 나무들 때문에 무대를 세울 여건이 되지 않았다. 환경사랑을 내세운 마당에 무대를 짓자고 나무를 벨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생각해낸 게 무대를 부분 조립하는 것이었다. 나무들을 중심으로 세트를 부분 조립해 끼워 나무들을 소품처럼 활용했다. 올해는 조명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철근 구조물이 아닌 무대 뒤 바닥에 배치해, 나무 사이사이에서 쏟아지는 은은한 빛들이 효과 만점이었다.

〈환경 콘서트…〉는 다양한 이벤트로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해 왔다. 특히 카운트다운과 함께 서울 타워의 불을 일제히 끄는 이벤트는 이제 상징이 됐다. 서울에서 사라져 버린 실제 반딧불이가 관객들 사이로 날아가면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진다. 이 반딧불이를 찾기 위해 공연 며칠 전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뒤진다. 올해는 공연 전날 경북 영양 반딧불이 생태학교에서 공수해 왔다. 친환경적인 자전거의 등장도 환호를 받았다. 무대를 어둡게 한 상태에서 자전거의 페달을 일부 관객이 밟으면 거기서 나오는 불빛을 조명 삼아 분위기 있는 공연을 치를 수 있었다. 우스꽝스럽지만 관객과 제작진이 함께 퍼포먼스를 벌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과거 문화방송 〈수요예술무대〉나 한국방송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이 시도한 것을 제외하면 기계적 효과음 없이 공연을 실현한 방송 프로그램은 없었다. 〈환경 콘서트…〉는 결국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을 요구한다. 환경을 위해 ‘밥을 남기지 않겠다’ ‘3일에 한번씩만 머리를 감겠다’는 어느 관객의 이야기처럼 환경사랑 실천은 소박한 데서 시작한다. 콘서트 한 번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훌쩍 커지기를 바라는 건 제작진의 지나친 욕심일까?

남태정/문화방송 〈환경콘서트-함께하는 꿈〉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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