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드라마 〈천약유정>
중화티브이서 5일부터…친구 딸 사랑하는 ‘위험한 남자’ 연기
배우 차인표가 출연하는 중국드라마 〈천약유정>(톈루유칭·사진, 목·금 오후 4시·11시)이 5일부터 중화티브이에서 전파를 탄다. 무협영화 〈신조협려〉 〈의천도룡기〉의 제작자 양페이페이가 만든 멜로드라마로, 중국 티브이에서는 선례가 없는 최고의 투자액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2005년 중화권 전역에 동시 방송되어 상하이티브이, 허난티브이, 난징티브이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천약유정〉은 18살 소녀와 36살 독신 남성의 안타까운 만남을 그리며 우리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아빠를 잃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잔옌과 죽은 아빠의 친구이자 잔옌의 보호자 노릇을 하는 지동양의 사랑은 한국에서나 중국에서나 잘못된 만남으로 치부되기는 매한가지다. 드라마는 두 남녀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감정을 억누르려는 자신과의 싸움에 주목한다. 파산, 죽음, 임신 등 끊임없이 갈등을 빚으며 금지된 사랑의 결론은 무엇인가를 곱씹게 만든다. 빠르고 촘촘한 전개와 깔끔한 화면이 중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에서 눈길을 끌 수 있는 점은 ‘바른생활표’ 차인표가 ‘위험한 남자’로 변신한 대목이다. 〈천약유정〉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차인표를 주인공으로 내정한 뒤 촬영이 진행됐다. 〈불꽃〉에 나온 차인표를 눈여겨본 양페이페이가 그에게 드라마 출연을 제의했고, 2003년부터 중화권 활동을 시작한 차인표는 부드럽고 냉철한 모습을 오가는 동양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연기 폭이 그다지 넓지 않았던 차인표는 어린 소녀와 유부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위험한 남자의 매력을 물씬 풍긴다. 〈영웅시대〉와 비슷한 시기에 촬영을 했던 차인표는 〈영웅시대〉 간담회에서 “연기활동 범위를 넓히고 연기 생명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중화권 활동을 택했다”며 그 당시 변신을 시도할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중화티브이 강인자 대표는 “〈천약유정〉은 차인표의 색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드라마”라며 “우리나라 배우들의 중화권 진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중국드라마를 계속 방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중화티브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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