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개와 늑대의 시간’
문화방송 ‘개와 늑대의 시간’ 18일 첫방영…국제범죄조직과 일전
〈하얀거탑〉 〈히트〉 〈에어시티〉에 이은 전문직 드라마 한편이 또 찾아온다. 18일부터 방송하는 문화방송 〈개와 늑대의 시간〉(수·목 밤 9시55분)은 국제 범죄조직에 맞서 싸우는 국가정보원(국정원) 특수요원을 소재로 한 액션 멜로물이다.
등장인물의 3분의 2가 국정원 요원일 만큼 국정원을 주무대로 삼아 특수요원들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췄다. 초법적인 기관을 다루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는데 실제 국정원 내 홍보관, 보국탑, 사격장 등은 촬영협조를 받아 찍었다. 또 〈에어시티〉를 감수했던 국정원 수사관의 도움을 받아 드라마 기획부터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공개되지 않은 국정원 내부는 자문과 상상력을 동원해 미술팀이 경기도 화성에 세트로 만들어냈다.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만남과 국제 범죄조직과의 통쾌한 일전은 20여일간 타이 방콕의 뒷골목을 누비며 화려한 볼거리로 담아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타이 범죄조직에 살해당한 부부의 아들이 자라서 국정원 특수요원이 돼 벌이는 복수와 사랑이 주요 내용이다. 잠입수사를 하려고 타이의 범죄조직 ‘청방’에 들어가는 수현 역은 영화 〈왕의 남자〉로 얼굴을 알린 이준기(사진 왼쪽)가 맡았다. 수현의 국정원 동료이자 친구인 민기 역에는 정경호(오른쪽)가, 수현이 죽은 줄 알고 민기의 애인이 되는 지우 역은 남상미(가운데)가 맡았다.
새로운 한국식 느와르를 만들기 위해 선 굵은 작품을 주로 했던 제작진도 뭉쳤다. 〈신돈〉을 연출했던 김진민 피디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야수〉를 만든 한지훈·류용재 작가가 손을 잡았다. 김 피디는 “처음 시놉시스상의 스케일이 방대해 텔레비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로 끌어내야 했다”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이야기에서도 슬프지만 아름다운 세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할 수 없는 낮과 밤이 공존하는 흐릿한 시간을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이라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이 표현을 빗대어 나를 도울 친구인지, 나를 해칠 적인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주는 갈등을 그린다. 김 피디는 “제목은 선악이 공존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선은 선, 악은 악으로 보이도록 하겠지만 인생에서 모호한 지점이 있다는 것을 제목에 함축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전문직 드라마의 계보를 이어받은 작품이다. 〈하얀거탑〉을 제외하면 〈히트〉 〈에어시티〉는 야심찬 출발과 달리 멜로라인이 부각돼 중간에 이야기 전개가 느슨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전 작품들을 교훈 삼아 〈개와 늑대의 시간〉이 섬세한 설정으로 흥미를 끌어내는 드라마의 뚝심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사과나무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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