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M 화려한일족-키타오지킨야
케이블, 일본서 인기작품 잇따라 방영…“국내 수요 상당” 적극 수입
지상파 방송 3사에서 최근 인기 미국 드라마 수입경쟁이 한창이지만, 몇몇 케이블 티브이는 일본 드라마 쪽으로 눈을 돌렸다. 케이블 채널 엑스티엠(XTM)은 12일부터 일본 드라마 〈화려한 일족〉(사진)을 한국어로 처음 더빙해 내보낸다. 28일부터는 엠비시 드라마넷에서 〈꽃보다 남자 2〉를 방송할 예정이다. 올해 초 일본에서 나란히 시청률 1, 2위를 기록했던 프로그램들로 한국에서도 일본 드라마 붐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2004년 1월 엠비시 무비스가 〈춤추는 대수사선〉을 방송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여편의 일본 드라마가 한국 케이블 방송을 탔지만, 〈고쿠센 1, 2〉를 제외하면 평균시청률 1%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지상파까지 미국 드라마 수입경쟁에 뛰어들자, 중소 케이블 티브이 채널들은 시청층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일본 드라마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에 방송되는 두 편 모두 일본 현지에서 3월까지 방송된 최신물이다. 한 케이블 채널 관계자는 “지난해 〈서유기〉가 일본에서 종영한 지 4주일 뒤 한국 등 5개국에서 바로 방송되는 등 일본 드라마 수입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현지의 인기가 식기 전에 안방으로 도입하는 전략”이라고 했다.
〈화려한 일족〉은 일본 소설 〈하얀거탑〉을 쓴 야마자키 도요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원작과 주연배우 기무라 다쿠야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3월 18일 일본 티비에스(TBS) 방송에서 최종회 평균 시청률 30.4%라는 높은 기록을 세웠다. 황혜정 담당피디는 기업 일가를 소재로 한 원작의 내용이 한국 상황에도 친근한데다 한국어로 더빙방송해서 일본 드라마에 대한 거부감과 거리감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꽃보다 남자 2〉는 널리 알려진 만화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것으로 마쓰모토 준, 오구리 ??, 마쓰다 쇼타, 아베 쓰요시 같은 일본 꽃미남 스타들을 내세운 청춘물이다. 엠비시 무비스 해외구매팀은 〈꽃보다 남자〉에 이어 7월 〈쿠이탄〉(원작: 절대미각 식탐정), 8월 〈노다메 칸타빌레〉 등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만화 원작을 토대로 한 드라마 수입을 서두를 예정이라고 했다.
케이블 채널들이 일본 드라마 방영에 적극적인 이유는 일본 드라마 수요가 상당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일본 드라마의 인기는 일본 만화나 소설을 넘어서고 있다. 엠비시 드라마넷의 문경민 피디는 “동호회 수로만 보자면 일본 드라마 동호회는 미국 드라마 동호회의 10배가 넘는다. 일본 스타 팬클럽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온 만큼 잠재적인 시청층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문 피디는 개인파일공유(P2P)로 일본드라마를 보던 10~20대 네티즌 시청자에서 20~40대 티브이 시청자로 확대될 수 있을지가 성패의 열쇠라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엑스티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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