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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조민기의 데미지’에 시청자들 ‘낚였다’

등록 2007-07-17 22:10

조민기의 데미지
조민기의 데미지
코미디티브이 고민상담 토크쇼,
선정적 소재·막말·몸싸움…실제인양 착각
케이블 채널의 시청자 고민 상담 토크 프로그램 〈조민기의 데미지〉(사진·코미디티브이)가 선정적인 소재와 자극적인 연출로 논란을 빚고 있다. 출연자들 사이에 ‘막말’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는가 하면, 실화를 재구성한 재연 형식을 취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아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데미지〉는 사연을 공개한 의뢰인과 지목된 상대방이 스튜디오에 함께 출연해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다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게 제작진의 취지다. 배우 조민기가 진행을 맡아 방영 전부터 관심을 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본 〈…데미지〉는 표절 의혹과 거르지 않은 편집 등 다양한 문제를 첫 방송부터 드러냈다.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도 자극적인 내용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토크 프로그램 〈제리 스프링어쇼〉와 흡사하다. 진행자 제리가 나오면 방청객들이 “제리”를 외치듯 “조민기”를 외치고, 흥분한 출연자들을 경호원이 제지하는 형식까지 같다.

소재도 선정적이다. 14일 방송에서는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로 성매매를 한 여자와 상대 유부남, 여자의 남자친구가 등장했다. 관계를 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에 유포됐다는 여자는 동영상을 배포한 사람으로 당시 파트너였던 유부남을 지목했다. 출연자들은 진실을 가리는 과정에서 심한 욕설을 내뱉고, 입에 담기도 힘든 막말을 쏟아 부었다. 욕설은 ‘삐’라는 음성으로 가려졌지만 막말은 그대로 방영됐다. 삿대질에 거친 몸싸움으로 이어질 뻔한 부딪침은 예사였다. 출연한 여자와 남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재연이었다는 사실이다. 〈…데미지〉는 전파를 탄 뒤 인터넷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진짜냐 가짜냐를 두고 누리꾼 사이 공방이 오갔다. 프로그램은 시작과 중간에 실제 사례를 갖고 재연을 했다고 고지했지만 시청자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방송 중에는 그러한 자막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미디티브이 쪽은 “두 번이나 고지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연찮게 채널을 고정했던 시청자들은 토크 프로그램에 나와 서로 삿대질을 해가며 욕을 하는 두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을 법하다.

시청자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 김해진(31)씨는 “두 사람을 미행해 몰래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는 등 개인의 사생활에 너무 깊게 개입하는 것 같아 보는 내내 불편했는데 재연이라니 시쳇말로 낚인 기분”이라고 했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한 시청자(hitler145)는 “이렇게 가다가 중징계를 먹거나 아마도 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런 논란에 대해 홍보담당 이소영씨는 “이번 사례는 당사자가 출연을 꺼려 대역을 등장시킨 것”이라며 “사건의 실제 당사자를 출연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첫 방송이라는 부담감에 독한 소재를 택한 것도 있다”며 “앞으로는 화해하고 감동을 이끌어 내는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룰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코미디티브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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