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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섬뜩한 그장면, 어떻게 만들까

등록 2007-07-22 18:10

간호사가 병원 침대의 깔개를 털 때 천과 침대 사이로 귀신의 얼굴이 나온다.(<도시괴담 데자뷰> ‘문자메시지 6969’편) 온 몸에 피범벅이 된 좀비들이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어느 날 갑자기> ‘죽음의 숲’편) 송곳니가 뾰족한 뱀파이어가 여자 목의 피를 빨아먹는다.(<냡량특집 : 한여름밤의 공포>)

공포 스릴러물에 나오는 오싹한 장면들이다. 한 장면만 봐도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컴퓨터 그래픽(시지·CG)과 실사 촬영으로 이루어지는 특수효과와 특수분장의 힘이다.

호러 시리즈 <도시괴담 데자뷰>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된 섬뜩한 장면을 선보인다. 아이가 고개를 들 때 눈동자를 전부 하얗게 바꾸고 남자 혼자 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거울에 피 흘리는 여자 귀신의 얼굴을 넣는다. 이 작품의 시지를 담당한 초록별 미디어의 김윤오 실장은 “실사와의 조화, 실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살리려고 애썼다”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 엘리베이터의 거울에 귀신이 나오는 장면은 실사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다. 3초 동안 보이는 짧은 화면이지만 시지 작업 과정은 복잡하다. 먼저 파란색의 스크린 배경에서 피 흘리는 여자를 찍는 크로마 촬영분과 남자가 혼자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모습을 담은 두개의 영상을 합성한다. 뒷 배경을 지우고 여자 형상의 크기를 줄여 거울 쪽에 넣는다. 그 여자의 형상을 반투명으로 보이게 하고 검붉은 색을 입힌다. 김 실장은 “공포물에서는 색상과 톤, 이미지의 투명도를 조절하는 합성 모드에 따라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어느날 갑자기>의 ‘디 데이’편에는 한 여학생이 갑자기 핏물을 뒤집어 쓰는 장면이 있다. 특수효과팀이 공중에 핏물이 든 공을 달아 원격 조정으로 터뜨린 것이다. 여기에 시지로 이런 상황을 더욱 섬뜩하게 보이려고 피가 더욱 많이 쏟아지게 덧입히는 작업을 한다. <어느 날 갑자기>의 특수효과를 맡은 퓨처 비전의 황윤세씨는 “비가 오거나 피가 튀는 장면을 정교하게 표현하면 공포감이 극대화된다”고 했다. 비의 세기에 따라 극중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살수기에 노즐을 달아 빗줄기를 조절하고, 피가 튀기는 장면에서는 배우의 몸에 호수를 달아 원격 조정으로 피가 분출할 수 있게 한단다. 아울러 보기 끔찍한 귀신의 얼굴, 피투성이가 된 형상물 등을 표현하는 특수분장도 공포물에서는 빠질 수 없는 분야다. 아무리 시지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섬세한 사람의 손길만큼 정교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분화된 작업으로 현실보다 더 생생한 공포의 영상 세계를 만들어낸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초록별 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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