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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데뷔 20년 양동근 “비굴한 선생님 됐어요”

등록 2007-07-31 18:01수정 2007-07-31 22:00

한국방송 월화드라마 ‘아이 엠 샘
곱슬머리, 느릿느릿한 말투, 이마를 찡그리며 허공을 바라보는 특유의 표정.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 〈닥터 깽〉의 강달고였던 양동근이 짧은 머리, 단정한 옷차림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사연 많은 전과자, 양아치가 아닌 ‘맹물’ 같은 선생님이다.

양동근은 6일 첫 방송하는 한국방송 월화드라마 〈아이 엠 샘〉(사진·연출 김정규, 극본 이진매)에서 사명감 없는 무능력한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 장이산 역을 맡았다. 양동근은 조직폭력배 두목 유재곤(박준규)의 강요로 그의 딸 은별(박민영)의 합숙과외 교사가 되면서 어수룩하고 비굴한 선생님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지난 3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이번 역이 어렵고 어색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연기하고 있다”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각오를 전했다. 첫 선생님 연기에 대해서도 “선생님 하면 떠오르는 선입견을 깨겠다. 뜨겁게 가르치고, 사랑의 매를 드는 열정적인 선생님과는 다른 모습의 선생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바른 지도자상과는 거리가 먼 교사상을 암시했다.

1987년 한국방송 송년특집극 〈탑리〉로 9살 때부터 방송활동을 시작한 양동근에게 올해는 데뷔 20년째다. 〈서울뚝배기〉에서 주현을 흉내내던 꼬마에서 영화 〈짱〉 〈해변으로 가다〉 등의 초기작들을 지나 어느덧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성공한 아역 출신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시트콤 〈뉴 논스톱〉,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불명〉은 성인 연기자 양동근의 가치를 재발견한 작품이다. 그 뒤로도 양동근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닥터 깽〉에서 그늘이 깊은 인간적인 캐릭터를 능청스러운 연기로 보여주면서 마니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 수가 하나 둘 늘어나듯 서른을 앞둔 많지 않은 나이에도 이제는 그 스스로가 어느새 동생뻘의 배우들과 연기를 하고 있구나 느낄 만큼 세월이 흘렀다. “동생들이랑 연기할 때는 긴장도 되고, 책임감도 든다. 선생님들과 하는 게 오히려 편해서 연기할 때 비굴한 표정도 한 번 더 지어보게 된다.(웃음)”

〈아이 엠 샘〉과 월·화요일 밤에 경쟁하게 될 문화방송 〈커피프린스 1호점〉을 모른다면서 “장시간 봐야 하는 드라마는 속 터져서 못 본다. 모니터는 해야 하니까 내 작품은 본다”며 드라마도 잘 안 보고 시청률에도 연연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극 영화 드라마 음악 무대 등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지난 20년에 대한 소감도 담담하다. “특별한 감정은 없다. 자고 일어나보니 벌써 그렇게 됐다”면서 “여가시간이 없고, 살기 위해 투쟁하면서 사는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재주가 많아 피곤하게 사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그는 또 이마에 주름진 특유의 표정으로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런 생각이 들면 사는 게 즐겁지 않을까요?”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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