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계에서 시작된 '학력 위조' 논란이 연예계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MBC 'PD수첩'이 고 백남준의 제자로 알려진 K대학 A교수와 관련된 사기 의혹을 집중 제기한다.
21일 오후 11시5분 방영되는 'PD수첩'은 '백남준 미술관' 관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면서도 '백남준 미술관'과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을 회피하고 있는 A교수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다룬다.
'PD수첩'에 따르면 1993년부터 백남준과 함께 작업을 하며 그의 다큐멘터리를 찍고 작품까지 선물 받았다는 K대학의 A교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백남준의 제자라고 소개했다.
또 스승이자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고 백남준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에 '백남준 미술관'을 건립한다는 명목으로 1999년 5월 '사단법인 백남준 후원회'를 결성, 같은 해 9월에는 기금 마련 전시회까지 열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 대구지역 어디에도 건립되지도 않은 '백남준 미술관'을 위해 모은 후원금이 14억 원이라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A교수는 횡령 의혹으로 재판에 계류 중이다.
특히 당시 배포된 전시회 홍보물에 유명작가들이 작품을 기증했다고 소개된 데 대해 제작진이 직접 사실을 확인한 결과, 기증자로 소개된 당사자들은 "작품을 기증한 적도, 기증을 요청받은 적도 없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고 "그림이나 이름을 도용한 것 같다"며 어처구니없어 하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심지어 '사단법인 백남준 후원회'는 정식으로 법인 인가조차 받지 않은 유령단체였다고 제작진은 강조했다.
제작진은 정확한 확인을 위해 백남준 스튜디오에서 30년 동안 일했다는 케빈 해리슨과 백남준의 아내 구보타 시게코와의 만남을 통해 A교수의 실체를 파헤친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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