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타페이<美뉴멕시코> AP=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미국 공중파 TV채널 CBS에서 방영될 예정인 한 어린이 리얼리티쇼를 둘러싸고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키드 네이션'이란 제목의 이 리얼리티쇼는 8~15세의 어린이 40명이 뉴멕시코 주(州)의 한 농장에서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출연자들이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정부를 선출하고 법안도 처리하는 등 문자 그대로 '어린이 국가'를 만들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
문제는 한 여자 어린이의 어머니가 최근 사법당국에 프로그램 촬영 과정에서 제작진의 부주의로 출연하는 어린이들이 학대를 당했다고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디배드 마일스라는 12세 출연자가 직접 감자요리를 하던 중 기름이 튀어 얼굴에 상처를 입었고 4명의 어린이 출연자들은 표백제를 마시는 사고 때문에 치료를 받았다는 것.
이에 대해 리얼리티쇼 제작자 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총괄제작자인 톰 포먼은 "그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평범한 일반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아동학대 주장이 이 프로그램에 자녀를 출연시킨 것을 후회하는 일부 부모들로부터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이 리얼리티쇼에서 매회 우승자로 선발되는 어린이 출연자는 2만달러(한화 약 1천900만원)에 달하는 별 모양의 순금을 선물로 받았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출연자의 부모들이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논란을 제기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CBS도 촬영 당시 어린이 출연자들의 부모뿐 아니라 소아과의사와 구급대원, 아동심리학자 등 전문가들이 항상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면서 아동학대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신고를 받은 뉴멕시코 주 샌타페이의 보안관국은 "(제작진의) 부주의 때문에 어린이들이 학대를 받았다는 혐의로 (제작진을) 기소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연방검찰은 어린이들의 일상을 24시간 영상에 담은 이 리얼리티쇼가 어린이 연기자의 근로허가 취득을 의무화하고 하루 촬영시간을 제한하는 관련 법률을 위반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작자 측은 "이 리얼리티쇼에 출연한 어린이들은 연기자가 아니라 대회 참가자로 분류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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