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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지금은 방송중] ‘사육신’ 힘으로 ‘날아라 북드!’

등록 2007-08-26 19:57

<사육신>은 협의에서 제작까지 5년 간에 걸친 산고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60년 간 닫혀 있던 시간은 어쩔 수 없는지 합작 기간 동안 서로 생각과 제작방식에서 차이가 나 종종 충돌을 빚었다. 핵 문제로 인한 외교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드라마 공동제작을 위해 남북한이 어깨동무를 하고 걷는 걸음은 그렇게 더디기만 했다. 그러나 <사육신>의 수레바퀴는 공동제작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함께 하며 내달렸다. 대본 공동 수정 작업, 한국방송 방송 기술팀의 북한 제작진에 대한 기술 지원, 북한 최초의 디지털 제작과 동시녹음을 시도한 드라마, 그간 다뤄 오지 않았던 조선의 역사를 다룬 북한 조선 중앙 티브이 최초의 역사드라마 등 수 없이 많은 의미가 수레를 채웠다. 그렇게 2년여 간의 긴 시간을 거쳐 24부작 사전 전작 방식의 <사육신>이 탄생했다. 한국 방송 사상 최초의 ‘북한 현지 주문제작 드라마’다.

그러나 지난 8일 한국방송 2텔레비전 수목드라로 첫 전파를 탄 <사육신>을 본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지루한 스토리 전개와 생소한 북한 출연진의 모습, 이질화된 북한의 언어, 어둡고 투박한 영상, 등장인물의 연령별 캐스팅 미흡 등 우리 드라마와는 사뭇 다른 내용물에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북한의 부족한 제작 인프라로 만든 드라마다 보니 ‘미드’와 ‘일드’로 한껏 높아진 남한 시청자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사육신>은 북한이 남한의 시청자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북한 최고의 연출가와 배우를 동원하여 정성을 쏟아 만들어진 드라마다. 내용적으로도 조선 전기 세종-문종-단종-세조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를 보여줌으로써 민족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힘썼다. 이질적인 내용물이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날 것 그대로의 북한 드라마를 소개하기 위해 남한과는 다른 자막의 글자체도 그대로 살렸다. 입에 착 감기는 맛 대신 양념을 섞지 않은 평양 옥류관의 담백한 냉면 맛 그대로 시청자들이 봐 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사육신>은 북한에 역사 드라마를 외주 제작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북한의 제작 기반과 기술도 한단계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향후 남북 간의 상호 촬영장소 교류, 출연자 및 제작 스태프의 상호 교류를 통해 남과 북의 드라마가 공동제작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원해본다.

나상엽/한국방송 드라마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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