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SBS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잔잔한 인기…조연들 맛깔 연기도 한몫
내 주변에는 좋은 이웃이 많을까, 불량 이웃이 많을까?
에스비에스 수목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사진·극본 정지우, 연출 조남국)이 우리네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현실감 있는 이야기로 잔잔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 미스터리를 가미한 새로운 형식 등이 보태져 시청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월25일 첫 방송 때 12.8%로 순조로운 출발을 하더니 10회(23일 방송분)에서는 16.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의 50억원대를 투자한 대작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13.6%)을 큰 격차로 앞질렀다.(에이지비닐슨 미디어리서치 집계)
〈완벽한 이웃…〉은 잘난 것 없지만 자신의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못난이과’ 정윤희(배두나), 백수찬(김승우)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이웃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제이 건설회사의 사택 단지인 행복마을은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다를 떨고 좋은 일이 있으면 잔치를 벌이는 등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반대로 돈 많고 직급이 높지만 가족간의 정이 없는 회장댁과 사장댁의 우울한 모습도 대비시킨다.
정지우 작가는 “부부, 연인, 친구, 이웃 등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하고 싶었다. 그와 동시에 그 관계가 어그러졌을 때 얼마나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극 초반에 등장하는 수찬의 첫사랑 연수연(장혜숙)의 살인사건과 김대식의 부인 단명희(김예령)의 죽음은 불행한 관계에서 비롯된 슬픈 결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정 작가는 “수찬의 ‘프로의 세계에선 과거 여자는 동네 슈퍼 아줌마만도 못한 거야’라는 대사에서 말하듯 현재 내 옆에 있는 가족, 연인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에 ‘이웃’으로 나오는 조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수찬의 고향 친구인 ‘양덕길’ 손현주, 윤희의 언니 ‘정미희’ 김성령, 윤희의 엄마 ‘선우 여사’ 박원숙과 행복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강력계 형사 ‘강역개’ 김뢰하 등 쟁쟁한 조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강다슬씨는 “윤희네와 수찬네를 보며 투닥거리더라도 상대에 대한 관심이 그 바탕에 깔려 있어 가족과 이웃간의 소통이 사람 사는 것이라는 점을 느끼게 해줘요”라고 소감을 적었다.
10회를 지난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은 수찬, 윤희, 준석(박시후), 혜미(민지혜) 등 애정 라인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며 전개된다. 연수연의 살인사건의 실마리도 한가닥씩 풀리고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가 연결고리로 잘 어우러져 끝까지 흡인력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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