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꿈’으로 하나 된 희망 무대

〈장애인 페스티벌-난 꿈이 있어요!〉

MBC·KBS, ‘장애인 대회’ 특집 방영…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가족 아픔 다뤄

31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와 다음달 5일 시작하는 ‘세계장애인한국대회’를 앞두고 지상파 방송들이 마련한 특집프로그램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은 음악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애인 페스티벌-난 꿈이 있어요!〉(사진·31일 밤 10시55분)와 〈세계장애인한국대회기념 희망음악회〉(9월4일 오후 7시10분)를 내보내고, 에스비에스는 〈그것이 알고 싶다〉(9월1일 밤 10시55분)에서 장애인을 둔 가족의 아픔에 주목하며 그들에게 관심을 호소한다.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신동엽, 이하나, 이현우가 진행하는 문화방송 〈…난 꿈이 있어요!〉는 꿈을 가진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기획의도를 음악·다큐멘터리·스포츠 등에 버무렸다.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하모니카 연주자로 우뚝 선 전제덕과 인순이가 부르는 ‘거위의 꿈’, 〈일요일일요일밤에〉 ‘진호야 사랑해’의 주인공 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가 신동엽·태진아와 함께 부르는‘동반자’ 등 프로그램에서 부르는 노래는 모두 이들이 고통을 이겨내도록 도와 준 희망의 노래다. 이흥우 피디는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은 주로 장애인의 어려움을 강조하거나 비장애인이 들려주는 노래를 듣기만 하는 등 프로그램 자체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지어 놓았다”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를 통해 꿈을 향해 달리는 우리는 모두 동등한 사람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꿈인 뇌병변 1급 장애인 팽명도가 제작한 유시시(UCC)를 소개하고, 가수 아이비는 기자가 되고 싶은 서울대학교 신문사 취재기자 뇌성마비 1급 위현복을 만난다. 한국방송 1텔레비전도 〈세계장애인한국대회 기념 희망음악회〉에서 나라와 음악장르를 넘나드는 하나 되는 무대를 선사한다. 두 팔이 없는 스웨덴 가수 레나 마리아, 중국 청각장애군무단 천수관음가, 클론,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와 인순이가 합동공연을 펼치고 신동엽 황수경이 진행을 맡는다.

두 프로그램이 축제의 장으로 꾸렸다면 에스비에스는 현실을 돌아보고 감정에 호소한다. 한 팔과 한 발로 106개의 컴퓨터 자판을 자유자재로 치는 114 안내원 정혜진씨의 씩씩한 삶을 엿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이어 1일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장애아동을 키우는 가족의 고통에 주목한다. 아버지가 뇌사상태에 빠진 중증 장애인 아들의 인공호흡기를 떼어 내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제작진은 희귀병에 걸린 아들을 10년간 등·하교시키며 장한 어버이상을 받았던 친아버지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들여다보며 장애인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역시 당사자만큼 힘든 고통의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파헤친다.

남지은 기자 [e-mail]

사진 문화방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