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로비스트’, ‘태왕사신기’ 의식 적극홍보…‘왕과 나’ ‘이산’도 뜨거운 관심
월화 사극과 수목 블록버스터 드라마, 두 차례로 예정된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의 대작 ‘빅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에스비에스는 5일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에서 24부작 드라마 〈로비스트〉(사진)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3년 전부터 기획한 〈로비스트〉는 제작비만 120억원 가량 쏟아붓는 블록버스터 드라마. 송일국, 장진영, 한재석 등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 미국, 키르기스스탄 등 국외촬영이 전체 제작분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올인〉 〈허준〉 〈주몽〉 극본을 쓴 최완규 작가의 참여도 기대감을 높인다.
〈로비스트〉는 다음달 3일부터 매주 수·목요일에 전파를 탄다. 방송 시점을 한달 가량 앞둔 이날 제작발표회는 이른 감이 있다. 드라마의 제작발표회는 방송 1~2주 전에 여는 게 보통이다. 특히 이날 행사는 ‘명품백화점’에서 드라마 협찬사인 크리스털 액세서리 회사 ‘스와로브스키’의 화려한 패션쇼와 함께 열렸다. 언론의 주목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묻어난다. 에스비에스의 적극적인 홍보 전략은 문화방송이 다음주부터 방송하는 〈태왕사신기〉를 의식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정작 〈태왕사신기〉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제작발표회도 열지 않고, 방송으로 예고편을 내보내는 것 말고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신비주의’ 전략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신 방송 첫주에 월·화·수·목 나흘 연속으로 파격 편성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배용준, 문소리 등이 출연하고 제작비 430억원을 들인 〈태왕사신기〉는 진작부터 큰 관심을 모아왔지만, 제작사 내부 문제로 여러 차례 방영이 연기되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적극적인 홍보를 자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수목 드라마에선 문화방송의 〈태왕사신기〉가 먼저 출발선을 끊는 반면, 월화 사극에선 에스비에스의 〈왕과 나〉가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5%를 넘으며 문화방송의 〈이산〉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이산〉은 〈태왕사신기〉 파격 편성에 밀려 17일에야 첫 방송에 들어간다. 김재형 피디(〈왕과 나〉)와 이병훈 피디(〈이산〉), 두 사극 거장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라 더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청률 경쟁으로 따지자면, 2001년에는 〈여인천하〉의 김 피디가 〈상도〉의 이 피디를 이겼고, 2003년에는 〈대장금〉의 이 피디가 〈왕의 여자〉의 김 피디를 이겼다. 1승1패에 이어 3차전을 맞는 셈인데, 지금까진 〈왕과 나〉의 순항이 돋보인다. 〈왕과 나〉는 8회부터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며 인기몰이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이산〉의 역전을 점치는 의견도 방송계 안팎에선 적지 않다. 이 피디에 대한 고정 팬층이 상대적으로 두텁다는 이유에서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두 거장의 승부는 이달 말이면 윤곽을 드러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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