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노부부, 딸들 가둔 까닭은
사과(교 오후 2시20분) =이란의 거장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딸인 영화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가 18살 때 만든 첫 작품이다. 그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실제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누가 나쁜지 판단을 유보하며 주요 인물들이 처한 상황 깊숙이 카메라를 들이댔다. 노인과 눈먼 아내는 12살짜리 쌍둥이 딸들을 가둬서 키웠다. 이웃들이 신고해 복지부 소속 사회사업가가 찾아와 아이들을 데려간다. 부부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아이들을 찾아오지만 약속을 어긴다. 복지부 직원들은 이번엔 딸들을 풀어주고 부부를 가둬버린다. 노인은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호소한다. 사미라 감독은 노인을 비난하는 대신 노인이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드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건져 올린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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