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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이병훈 PD “드라마틱한 군주 찾아 1년을 헤맸다”

등록 2007-09-09 14:33

7일 오후 용인문화동산 이산오픈세트에서 열린 MBC 창사 46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연출 이병훈 김근홍) 제작발표회에서 정조 역을 맡은 이서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
7일 오후 용인문화동산 이산오픈세트에서 열린 MBC 창사 46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연출 이병훈 김근홍) 제작발표회에서 정조 역을 맡은 이서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
7일 제작발표회서 작가와 함께 인터뷰

'허준' '상도'에 이어 장금이의 성공 스토리가 담긴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의 신기원을 연 이병훈 PD가 이번에는 조선시대 정조가 훌륭한 임금으로 거듭나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안방 시청자에게 전한다.

이 PD는 7일 오후 용인 MBC 문화동산에서 열린 MBC TV 드라마 '이산' 제작발표회에서 "1983~1990년 '조선왕조 500년'을 연출한 후 오랜만에 임금 중심의 드라마를 다루게 돼 부담"이라며 "훌륭하고 극적이면서 로맨틱한 군주를 찾아 1년 동안 찾아 헤맨 끝에 정조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조는 정치 경제 과학 종교 등에서 진취적인 업적을 남겨 후세 학자로부터 '10년만 더 통치했다면 우리 근현대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군주"라고 정조가 남긴 치적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정조는 250여년 전 힘든 경제, 어지러운 정치, 사회 혼란 등의 문제를 기막히게 해결한 왕이기 때문에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요즘 시대에도 맞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준 장금이 등 주인공의 성공기를 탁월한 이야기 구조로 그려온 이PD는 이번에는 정조를 '시험대'에 올린다. 그는 "정조는 할아버지 영조에 의해 10년 넘게 혹독한 제왕학 테스트를 받은 후 임금 자리에 오른다"면서 "정조가 임금이 된 후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한 복수를 펼칠 것을 두려워한 영조는 죽기 1년 전에야 대리청정을 명한다"고 말했다.

영조가 실시하는 테스트는 정조가 왕에 오르는 극중반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3회에서는 '임금이 가장 해야할 일을 알아오라'는 명을 내리고, 5회에는 청나라 사신 접대를 사고 없이 치르라는 임무를 맡기는 장면이 나온다.

다만 제작진은 정조의 '신분적 한계' 때문에 성공 이야기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김이영 작가는 "'왕자가 왕이 되는 게 뭐가 그렇게 힘들까'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면서 "왕이 되는 스토리를 재미있고 의미 있게 만드는 작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정조를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가 나오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관점은 박광용 가톨릭대 교수의 저서 '영조와 정조의 나라'에서 빌려왔다. 김 작가는 "조선이 500년 동안 유지된 것은 지배층의 선비 철학이 피지배층으로부터 존경을 받았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영정조 시대의 정치 수준이 무척 높았는데, 우리가 조선의 역사를 부끄러워하면서 공부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독살설 등 정조의 죽음에 대해서는 어떻게 다룰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이 PD는 "드라마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말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의 또 다른 중요한 공간은 그림 그리는 일을 관장한 관청인 도화서(圖畵署)다. 여자 주인공인 성송연(한지민 분)은 이곳에서 다모로 일을 하다가 훗날 정조가 되는 세손과 만난다.

김 작가는 "도화서에서의 암투와 성공스토리도 있지만 대장금의 수랏간처럼 주요 무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드라마는 어차피 왕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 PD와 김 작가는 정조가 아닌 김홍도와 그림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기획했다.

김 작가는 "드라마 주인공 후보로 100여 명을 골랐고 김홍도와 정조로 압축했다"면서 "김홍도와 그림의 이야기만으로는 대하 사극을 이끌어가기에는 부담이 돼 결국 정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PD도 "도화서 이야기가 잘 통하면 김홍도와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다음에 꼭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드라마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할 정도로 무서운 기세를 보이는 김재형 PD의 사극 SBS TV '왕과 나'와 월~화요일 동시간대에서 경쟁해야 한다.

김 작가는 "'왕과 나'의 대본을 미리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다"면서 "그렇다고 우리가 흔들리면 안되는데, 이병훈 PD께서 믿음을 주며 잘 잡아주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해석이 담긴 드라마 '이산'은 17일 밤 9시55분 첫방송된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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