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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매일매일 봐도 그때그때 달라요

등록 2007-09-16 22:52

김혜옥
김혜옥
‘미우나 고우나’ ‘며느리 전성시대’로 연일 안방 찾는 김혜옥
김혜옥(50)은 요즘 한국방송 일일극 〈미우나 고우나〉와 주말극 〈며느리 전성시대〉에 출연하며 일주일을 꼬박 채워 시청자들을 만난다. 〈미우나 고우나〉에서는 고위공직자의 푼수끼 넘치는 아내인 이종순으로, 〈며느리 전성시대〉에서는 아들에게 집착하며 중년의 우울증을 겪는 고상한 병원장 부인 명희로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한다.

특히 〈며느리 전성시대〉에서는 며느리를 비롯해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극성맞은 성격으로 발랄한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긴장감을 보태고 있어 “역시 김혜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작품, 다른 배역이지만 한 방송사에서 일주일 내내 얼굴을 보인다는 점이 부담되진 않을까. 지난 12일 〈한겨레〉에서 만난 그는 “매일 나온다는 게 좀 창피하죠”(웃음)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혜옥은 연극무대부터 시작해 스물일곱에 문화방송 특채 탤런트로 방송일을 시작했다. 작품과 배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은 연기 내공은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를 통해 뒤늦게 빛을 냈다.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푼수 연기와 할머니 역할을 해봤어요. 그 때를 시작으로 내 안의 푼수끼를 찾으면서 평범한 어머니 역은 안했던 것 같아요. 〈올드미스…〉는 나를 깨워준 작품이죠.”

그는 여러 작품에서 어머니란 이름의 한결같은 역할을 할 때에도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다. 〈Dr.깽〉에서는 어딘가 현실감이 부족한 천진무구한 엄마, 〈진짜진짜 좋아해〉에서는 대통령 부인,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는 생계를 책임지는 억척스런 엄마, 〈경성스캔들〉에서는 일본 귀족 가문에서 곱게 자란 안하무인 사치코 여사로 분해 팔색조 연기를 보였다.

“배우에겐 체취가 있어요. 연기는 살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거니까 같은 배역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죠. 어머니 역도 그래서 다 달라요.”

그의 애달픈 연기 역시 인생경험에서 묻어난다. 사십대에 이혼한 전 남편이 죽고, 동생도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갑자기 이별을 많이 하면서 아픈 시기가 있었다고 했다. 좋은 작품만 골라 연기하는 건 언감생심이고, 어려운 친정살림에 보탬이 되려고 돈 벌 욕심에 작품을 마구잡이로 하던 때도 있었다. 그렇게 힘든 고비가 올 때마다 그는 종교로 이겨냈다고 했다. 3년 전부터 진행을 맡고 있는 불교방송 라디오 〈아름다운 초대〉도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세월이 약이라고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행복한 노후를 준비해야겠단 생각도 하고 있다. 방송도 영화도 열심히 하면서 때가 되면 연극 무대에도 다시 오를 생각이다. “지난 아픔은 내 재산이 됐어요. 온갖 고생과 슬픔들이 지금은 나를 든든하게 받쳐준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하면서 기쁜 게 여러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면서 느끼는 바가 크다는 점이죠. 힘든 시기도 겪었고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지금의 내가 좋아요.”(웃음)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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