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실제 극장 못지 않게 안방극장에서도 특선영화들이 혈투를 벌인다. 과연 어떤 영화의 시청률이 가장 높게 나올 것인가. 이번 추석에도 브라운관에서는 한국영화가 강세다.
"또 보여줘?"라는 영화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놓쳤던 작품들이 의외로 많다. 제목조차 들어보지 못한 영화도 있을 듯. 골라보자. 마음껏.
◇다양한 웃음이 있다 - 코미디
코미디라고 모두 같은 빛깔을 띄지는 않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장르인 코미디는 슬랩스틱 소동극, 로맨틱 코미디, 휴먼 코미디, 블랙 코미디, 조폭 코미디 등 의외로 하위 장르가 많다.
이범수 김정은 주연의 '잘 살아보세'(KBS2 22일 오후 10시15분)는 지난해 극장에서 참패했다. 하지만 무시할만한 작품은 아니다. 못살던 시절 먹는 입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에 국가가 나서 출산율을 낮추려다가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는데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난다.
'잠복근무'(SBS 24일 오전 10시30분)는 개봉했을 때도 반응이 좋았지만 최근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공유가 급부상하면서 관심을 가질 여성들이 많을 듯 하다. 개봉 당시에는 김선아에게만 관심이 집중됐지만 의외로 공유의 터프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김수로 주연의 '잔혹한 출근'(MBC 22일 오후 10시50분)은 유괴에 얽힌 소동을 그린 블랙코미디이고 '누가 그녀와 잤을까'(MBC 23일 밤 12시)는 교생 선생(김사랑 분)에 대한 남학생들의 판타지에 요란하게 접근했다.
'미스터 로빈 꼬시기'(KBS2 26일 오후 11시50분)에서는 엄정화와 다니엘 헤니의 로맨스가,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MBC 26일 오전 11시)에서는 신현준ㆍ권오중ㆍ최성국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펼쳐진다. '2차선 다리'라는 노래를 히트시킨 '복면달호'(SBS 26일 오후 3시20분)는 차태현의 트로트 가수 도전기. '미녀는 괴로워'(SBS 25일 오후 9시40분), '가문의 부활'(MBC 25일 오후 9시45분), '가문의 위기'(SBS 26일 밤 12시40분), '투사부일체'(SBS 25일 밤 1시)는 설명이 필요없는 히트작. 이렇듯 국산 코미디가 점령한 안방극장에서 해외 스타로는 청룽만이 홀로 'BB프로젝트'(SBS 25일 오후 1시40분)를 들고 온다. ◇숨은 진주를 찾아내자 - 드라마ㆍ멜로 희한하게도 '대박'은 없다. 장르의 특성상 크게 흥행하기가 힘들기도 하지만 유난히 성적들이 부진했다. 그러나 흙 속에 진주가 있다. '천하장사 마돈나'(KBS2 25일 오후 9시30분)는 성적 정체성에 관한 고민에 깔끔하게 접근한 영화다. 좋은 씨름선수가 될 체격을 타고난 고등학생이 실은 성 전환 수술을 통해 여자가 되기를 꿈꾼다는 발칙한 내용이 맑게 흐른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민폐민엽' 이언이 씨름선수로 나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BS의 상영작 세 편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터치 오브 스파이스'(EBS 24일 오후 8시40분)는 그리스와 터키를 무대로 그들 문화권에서 쓰이는 다양한 향신료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녹인 작품. 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긴다. '리틀 러너'(EBS 25일 오후 8시40분)는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 하면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가 깨어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14세 소년의 이야기이고,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EBS 26일 오후 8시40분)는 1985년 작품이지만 감동은 현재형인 명불허전(名不虛傳)의 대서사 로맨스다. '무도리'(MBC 25일 오후 11시55분)와 '삼거리 극장'(KBS2 25일 오전 11시50분), '여름이 가기 전에'(KBS2 24일 오전 11시50분)는 개봉하자마자 곧 극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세 작품 모두 무척 독특한 맛을 낸다. 박인환, 최주봉, 서희승 등 중견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무도리'는 자살 명당으로 알려진 산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루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한다. '삼거리 극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뮤지컬 판타지다. 존폐의 기로에 놓인 극장에 밤마다 혼령들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돼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현우, 김보경이 호흡을 맞춘 '여름이 가기 전에'(KBS2 24일 오전 11시50분)는 몬트리올 영화제 등에 초청된 멜로 영화. 삼각관계라는 사랑의 형태를 통해 그 안에 존재하는 권력을 섬세하게 터치했다. 이밖에 이준기가 싸움의 고수로 등장하는 '플라이 대디'(KBS2 24일 밤 12시5분)와 조재현, 김지수 주연의 절절한 멜로영화 '로망스'(21일 밤 12시25분)가 방송된다. 해외 스타로는 유일하게 톰 행크스가 '터미널'(KBS2 22일 밤 12시20분)과 함께 찾아온다. ◇두 눈이 즐거워 - SF 판타지ㆍ블록버스터 역시 할리우드 영화들이 강세다. 이름만으로도 스케일이 팍 느껴지는 면면들이다. '아일랜드'(SBS 22일 오후 9시55분)와 '아이로봇'(KBS2 26일 낮 12시)은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다룬 전형적인 SF블록버스터다. '아일랜드'에서는 이완 맥그리거의 1인 2역 연기와 복제 인간으로 출연하는 스칼릿 조핸슨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로봇'은 로봇들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그린다. 이와 함께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SBS 22일 밤 12시55분)과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SBS 23일 밤 12시),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SBS 23일 오후 9시55분)이 전파를 탄다. 와중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KBS2 26일 오후 9시30분)과 김태희 정우성 주연의 '중천'(SBS 27일 오후 11시5분)이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얼굴을 내민다. ◇손에 땀을 쥐게한다 - 액션ㆍ느와르ㆍ범죄 대부분이 '18세 이상 관람가'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입맛을 다실 성인 시청자들이 많을 것 같다.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SBS 21일 밤 12시5분)과 '타짜'(KBS2 24일 오후 9시30분)가 잇따라 방송된다. 주ㆍ조연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작품에서는 모든 등장 인물들이 흥미롭다. 양동근 주연의 '바람의 파이터'(SBS 24일 밤 12시10분)와 태국 스타 토니 자 주연의 '옹박'(MBC 24일 오전 10시45분)은 사실적인 액션을 내세우며 파워를 과시한다. 한국형 묵직한 조폭 영화들이 빠질 수는 없는 법. 설경구 조한선 주연의 '열혈남아'(KBS2 23일 오후 11시35분), 권상우 유지태 주연의 '야수'(MBC 24일 밤 12시15분), 정준호 정재영 주연의 '거룩한 계보'(KBS2 25일 오후 11시45분), 황정민 류승범 주연의 '사생결단'(MBC 26일 밤 12시45분)이 마치 바통 터치를 하듯 방송된다. (서울=연합뉴스)
'미스터 로빈 꼬시기'(KBS2 26일 오후 11시50분)에서는 엄정화와 다니엘 헤니의 로맨스가,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MBC 26일 오전 11시)에서는 신현준ㆍ권오중ㆍ최성국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펼쳐진다. '2차선 다리'라는 노래를 히트시킨 '복면달호'(SBS 26일 오후 3시20분)는 차태현의 트로트 가수 도전기. '미녀는 괴로워'(SBS 25일 오후 9시40분), '가문의 부활'(MBC 25일 오후 9시45분), '가문의 위기'(SBS 26일 밤 12시40분), '투사부일체'(SBS 25일 밤 1시)는 설명이 필요없는 히트작. 이렇듯 국산 코미디가 점령한 안방극장에서 해외 스타로는 청룽만이 홀로 'BB프로젝트'(SBS 25일 오후 1시40분)를 들고 온다. ◇숨은 진주를 찾아내자 - 드라마ㆍ멜로 희한하게도 '대박'은 없다. 장르의 특성상 크게 흥행하기가 힘들기도 하지만 유난히 성적들이 부진했다. 그러나 흙 속에 진주가 있다. '천하장사 마돈나'(KBS2 25일 오후 9시30분)는 성적 정체성에 관한 고민에 깔끔하게 접근한 영화다. 좋은 씨름선수가 될 체격을 타고난 고등학생이 실은 성 전환 수술을 통해 여자가 되기를 꿈꾼다는 발칙한 내용이 맑게 흐른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민폐민엽' 이언이 씨름선수로 나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BS의 상영작 세 편의 면면도 눈길을 끈다. '터치 오브 스파이스'(EBS 24일 오후 8시40분)는 그리스와 터키를 무대로 그들 문화권에서 쓰이는 다양한 향신료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녹인 작품. 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긴다. '리틀 러너'(EBS 25일 오후 8시40분)는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 하면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가 깨어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14세 소년의 이야기이고,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EBS 26일 오후 8시40분)는 1985년 작품이지만 감동은 현재형인 명불허전(名不虛傳)의 대서사 로맨스다. '무도리'(MBC 25일 오후 11시55분)와 '삼거리 극장'(KBS2 25일 오전 11시50분), '여름이 가기 전에'(KBS2 24일 오전 11시50분)는 개봉하자마자 곧 극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세 작품 모두 무척 독특한 맛을 낸다. 박인환, 최주봉, 서희승 등 중견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무도리'는 자살 명당으로 알려진 산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루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한다. '삼거리 극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뮤지컬 판타지다. 존폐의 기로에 놓인 극장에 밤마다 혼령들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돼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현우, 김보경이 호흡을 맞춘 '여름이 가기 전에'(KBS2 24일 오전 11시50분)는 몬트리올 영화제 등에 초청된 멜로 영화. 삼각관계라는 사랑의 형태를 통해 그 안에 존재하는 권력을 섬세하게 터치했다. 이밖에 이준기가 싸움의 고수로 등장하는 '플라이 대디'(KBS2 24일 밤 12시5분)와 조재현, 김지수 주연의 절절한 멜로영화 '로망스'(21일 밤 12시25분)가 방송된다. 해외 스타로는 유일하게 톰 행크스가 '터미널'(KBS2 22일 밤 12시20분)과 함께 찾아온다. ◇두 눈이 즐거워 - SF 판타지ㆍ블록버스터 역시 할리우드 영화들이 강세다. 이름만으로도 스케일이 팍 느껴지는 면면들이다. '아일랜드'(SBS 22일 오후 9시55분)와 '아이로봇'(KBS2 26일 낮 12시)은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다룬 전형적인 SF블록버스터다. '아일랜드'에서는 이완 맥그리거의 1인 2역 연기와 복제 인간으로 출연하는 스칼릿 조핸슨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로봇'은 로봇들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그린다. 이와 함께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SBS 22일 밤 12시55분)과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SBS 23일 밤 12시),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SBS 23일 오후 9시55분)이 전파를 탄다. 와중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KBS2 26일 오후 9시30분)과 김태희 정우성 주연의 '중천'(SBS 27일 오후 11시5분)이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얼굴을 내민다. ◇손에 땀을 쥐게한다 - 액션ㆍ느와르ㆍ범죄 대부분이 '18세 이상 관람가'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입맛을 다실 성인 시청자들이 많을 것 같다.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SBS 21일 밤 12시5분)과 '타짜'(KBS2 24일 오후 9시30분)가 잇따라 방송된다. 주ㆍ조연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작품에서는 모든 등장 인물들이 흥미롭다. 양동근 주연의 '바람의 파이터'(SBS 24일 밤 12시10분)와 태국 스타 토니 자 주연의 '옹박'(MBC 24일 오전 10시45분)은 사실적인 액션을 내세우며 파워를 과시한다. 한국형 묵직한 조폭 영화들이 빠질 수는 없는 법. 설경구 조한선 주연의 '열혈남아'(KBS2 23일 오후 11시35분), 권상우 유지태 주연의 '야수'(MBC 24일 밤 12시15분), 정준호 정재영 주연의 '거룩한 계보'(KBS2 25일 오후 11시45분), 황정민 류승범 주연의 '사생결단'(MBC 26일 밤 12시45분)이 마치 바통 터치를 하듯 방송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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