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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쌍방향 개그’ 한방에 11년 무명설움 ‘뚝’

등록 2007-09-26 18:40

개그콘서트 ‘애드리브라더스’ 김현기
개그콘서트 ‘애드리브라더스’ 김현기
개그콘서트 ‘애드리브라더스’ 김현기
11년 무명 설움의 개그맨 김현기가 떴다. 〈개그콘서트〉 ‘애드리브라더스’로 확실하게 안타를 날린 것이다. 어디서 본 듯 만 듯한 이름과 얼굴에 뒤돌아보지 않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를 부쩍 반긴다. 모두 애드리브 덕이다. 그러나 이 코너가 처음부터 대박을 터뜨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게 될까?” 개그맨 김현기가 처음 ‘애드리브라더스’를 내놓았을 때 보인 주변 반응들이다. “‘마빡이’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평소 아이디어뱅크로 소문난 그이지만 100% 쌍방향 개그라는 콘셉트는 아무래도 좀 낯설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연극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오디션을 봤는데 반응이 별로였습니다. 지금껏 이런 개그가 없었잖아요.” 박성호, 김대범이 가세해 속을 채우고 다듬어 나갔다. 웃기만 하던 관객들이 직접 대사를 만들고 코너를 이끄는 주체가 되는 설정이 신선해서인지 방송 1회 만에 인기 코너로 떠올랐다.

100% 관객참여 형식으로 ‘인기몰이’
아이디어 회의보다 ‘애드리브 연습’ 몰두
한류 개그맨 꿈 꾸며 일본 진출 준비 중

“예감은 좋았지만 이렇게 반응이 빠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폭발적 인기에는 순발력과 철저한 연습이 밑거름이 됐다. 다른 코너와 다르게 ‘애드리브라더스’는 아이디어 회의보다 애드리브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

“재미있는 애드리브가 나오지 않으면 코너 자체가 편집이 됩니다. 녹화 전 대학로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이 방송 중에 던진 종이로 연습하는 등 철저한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말 그대로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방송이지만 관객 때문에 곤혹을 겪기도 한다.


“이젠 ‘센’ 말이 나와야 재미있다는 걸 알기에 가끔 식은땀 나는 말도 나옵니다.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수위도 조절해가며 애드리브를 치려면 연습시간을 이보다 더 늘려야 되겠죠.(웃음)” 그래도 코너의 원동력은 역시 “관객들의 기발한 멘트”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1997년 한국방송 공채 개그맨으로 출발한 그는 동기 박준형·박성호와 ‘스마일 마니아’, ‘출장 개그맨’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개그 무대보다는 주로 방송 리포터로 활약했다. 드라마 〈카이스트3〉를 거쳐 지난해에는 〈구세주〉를 시작으로 〈날라리 종부뎐〉 〈만남의 광장〉 등 영화에도 출연했다. “이것저것 다양한 도전을 펼치고 싶은 성격 탓이 크다”지만 어느 곳에서도 화려한 조명을 받진 못했다. 그러는 동안 박준형과 박성호는 인기 개그맨이 됐다.

그런 그가 다시 개그에 ‘올인’을 결심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결혼이죠. 곧 아기 아빠도 되는데 가정을 책임진 입장에서 스스로의 도전정신에 취해 이것저것 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장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싶은 개그맨으로 우선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이 일이 잘 풀려 기분 좋다는 그가 밝힌 비결은 이렇다. “와이프가 복덩이 아닐까요?”

그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또 한명의 은인으로 개콘의 김석윤 피디를 꼽는다. “젊은 후배들과 어울리며 ‘개그 감’을 익히라는 배려로 ‘까다로운 변선생’ 코너에 투입시켜 주셨지요.” 석 달 동안 한 마디 하고 들어가는 게 창피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그게 ‘애드리브라더스’를 만드는 데 큰 뒷받침이 됐다고 믿는다.

그는 뒤늦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한발 한발 긴 여정의 마라톤을 완주할 생각이다. 9월부터 일본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개그대항전’에 일본 최고의 연예프로덕션 요시모토 흥업 소속 개그맨들과 함께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한류 개그맨의 꿈도 갖고 있다.

인터뷰 내내 당차게 말하던 그가 이내 머리를 긁적인다. “이러다 코너 금방 막 내리면 완전 창피한데. 크크크”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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