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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새로움 없이 한복만 입으면 추석특집?

등록 2007-09-27 13:20

재탕·삼탕으로 채워진 TV 추석특집 프로그램

"새로운 게 뭐 있나요. 보고 또 보세요~"

긴 추석 연휴 동안 TV에서는 온갖 '추석 특집' 프로그램이 넘쳐났다. 너도나도 한가위를 맞아 '특집'이라는 수식어로 치장했다. 그러나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TV는 실망감을 안겨줬다. 참신한 기획은 손에 꼽을 만했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무늬만 특집'이었기 때문. 연휴 기간 가장 큰 벗인 TV는 시청자들에게 이미 본 프로그램을 '보고 또 보라'고 했다.

방송사들은 대부분 기존 정규 프로그램에 '추석 특집'이라는 수식어만 붙인 후 진행자들이 한복을 입고 나오는 것으로 '특별함'을 대신하거나 기존에 방송했던 내용을 새로 편집해 '스페셜' 혹은 '베스트'로 포장해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추석 연휴에도 오락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이름값을 한 '무한도전'의 경우는 '술집 접대부 고용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정준하를 버젓이 내세워 구설에 올랐다. 그는 '추석특집 무한도전'과 '무한도전 스페셜', '스포츠스타 Love 무한도전 2탄 효도르' 등을 통해 잇달아 명절을 맞은 안방을 찾았다. 정준하에 관한 한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보여준 MBC를 두고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비난을 쏟아냈다.

오롯이 추석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은 KBS와 SBS에서 같은 제목으로 준비한 '사이다'나 KBS '미남들의 수다', SBS '동안선발대회', MBC '미남스타 총출동 꽃보다 아름다워' '스타 S라인과 몸짱 선발대회' 정도. 혹은 제작에 별 노력이 필요없는 각종 마술쇼거나.

그런데 새롭게 만든 프로그램도 진행자나 연예인 게스트가 겹치기 출연을 하거나 내용의 선정성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26일 오후 6시5분에 방송된 MBC 'Mr. 쎄로의 슈퍼 매직쇼'와 이날 6시40분에 방송된 SBS '전국동안선발대회'는 동시에 박경림이 진행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또 채연, 김흥국, 장영란 등은 여기저기에 게스트로 얼굴을 내밀었다.

'미남들의 수다'는 외국인 남성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는 했으나 그들의 수다가 한국 여성, 주도(酒道), 목욕탕 등 선정적이고 직설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명절 추석과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정은 케이블ㆍ위성 채널도 마찬가지였다. 온통 '스페셜'로 꾸미거나 외국 드라마를 집중 편성하는 전략으로 기존 콘텐츠를 활용할 뿐이었다. 명절에 맞는 참신한 기획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다 이번 연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한국과 슬로바키아의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플레이오프전의 경우 KBSN이 현지에 중계팀을 파견하고도 생중계하겠다던 예고와 달리 22일 열린 둘째날 복식경기를 녹화로 중계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KBSN은 앞에 편성된 프로야구 두산-삼성전이 연장으로 접어들며 지연되자 테니스경기 생중계를 하지 않았는데, 이날 복식경기가 한국의 월드그룹 진출이 걸린 빅게임이었던 반면 두산-삼성전은 MBC ESPN이 중복중계하고 있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영화는 '타짜'나 '괴물' '미녀는 괴로워' 등의 최신작 상영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정작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만한 가족 영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새롭게 선보인 영화 중 상당수가 '18세 이상 관람가'인 성인 대상 영화들이었고 그렇지 않으면 이미 서너 차례 방송한 영화들이었다.

물론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도 있다. KBS '삼남매의 러브레터, 서울-파리-워싱턴'이나 방송3사가 일제히 외국인 며느리들을 내세워 다문화 가정을 조명한 프로그램들은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참신한 아이디어 없이 판에 박은 듯한 기획으로 일관한 까닭에 명절 뒤끝 시청자들에게는 공허함만 남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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