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팬들이 부활시킨 ‘조선판 CSI’

등록 2007-10-03 18:40

‘별순검’
‘별순검’
MBC드라마넷 ‘별순검’ 20부작 13일부터 방영…“반응 좋으면 시즌제 검토”
극이 끝나고 출연배우와 제작진 이름들이 스크린을 수놓는 순간 박수가 터져나왔다. 어둠 속에서 숨죽인 채 기대 반 우려 반 섞인 표정으로 바라보던 팬들의 얼굴은 다시 들어온 조명과 함께 환해졌다. “와~ 너무 재밌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만족감을 감추지 못한 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2일 서울 강남의 한 극장에서 열린 드라마 〈별순검〉(사진) 시사회장에는 다음 별순검 팬카페(cafe.daum.net/byulsoongum) 회원 150여명이 초대됐다. 케이블·위성방송채널 엠비시드라마넷이 오는 13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총 20부작으로 방송하는 〈별순검〉이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별순검〉은 문화방송이 2005년 9월 추석특집극 형태로 만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태어났다. 조선시대 과학수사대라는 소재는 신선하고 파격적이었다. 이후 정규방송으로 편성돼 6화까지 전파를 탔다. 일요일 오전에 방송했음에도 “시에스아이 조선”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마니아 팬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별순검〉은 이듬해 초 급작스레 종영됐다. 시청률이 안 나온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조기종영 반대운동까지 벌이는 등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별순검〉을 부활시킨 건 결국 팬들이었다. 팬들의 이어진 요구에 문화방송 계열의 엠비시드라마넷이 자체제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년 전부터 기획에 들어가 드디어 첫 작품을 내놓았다. 류승룡·박효주·온주완·안내상·김무열 등 출연배우는 이전과 달라졌지만, 연출자와 작가 등 제작진은 대부분 그대로다. 팬들 사이에선 배우 교체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시사회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시사회에서 공개된 1화는 기존의 〈별순검〉이 가졌던 매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지금 봐도 무릎을 칠 법한 개화기 과학수사대의 체계적인 수사기법이 곳곳에서 빛난다. 또 시청자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재미를 만끽하도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 전개는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다. 매 화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마무리짓는 형식 또한 무게와 부담을 줄인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가볍기만 한 건 아니다. 〈별순검〉의 진짜 주인공은 수사대원들이 아니라 사건에 얽힌 민초들이다. 사건의 비밀과 함께 하나하나 드러나는 민초들의 드라마틱한 삶은 그 자체로 커다란 재미와 감동을 준다. 신분 해방을 외치며 길에서 담배 시위를 벌였던 백정들, 지금의 연예계처럼 계약금에 따라 기방을 옮겼다는 기생, 갑오개혁 이후 극심한 격변의 중심에 있었던 중인, 보부상 등 다양한 계층의 애환 섞인 얘기들이 에피소드마다 녹아들어 적잖은 무게감을 더한다.

반응이 좋으면 시즌 2, 시즌 3 등 시즌제로 이어갈 거라 한다. 문화방송 지상파에 정규편성하는 방안도 타진중이다. 일반적으로 지상파에 방송된 뒤 케이블방송을 타는 일반적인 드라마 공식을 〈별순검〉이 뒤집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엠비시드라마넷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