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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무기 전쟁’ 위험한 그들이 온다

등록 2007-10-07 21:06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
로버트 김 등 실제사례 토대로 ‘무기 로비스트’ 그려
제작비 120억…‘태왕사신기’와 대결·한류 재현 관심
하반기에 선보일 대작 드라마로 일찌감치 〈왕과 나〉 〈이산〉 〈태왕사신기〉와 함께 주목을 받았던 에스비에스 〈로비스트〉(극본 최완규·주찬옥, 연출 이현직·부성철)가 실체를 드러냈다. 〈로비스트〉는 ‘로버트 김’ ‘린다 김’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등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실존 인물들과 사건들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지난 9월 28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로비스트〉 극장시사회에서는 키르기스스탄을 배경으로 무기 로비스트인 장진영과 송일국이 각각 따로 반군 세력에 사로잡혀 위기를 맞는 10회분의 내용이 공개됐다.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플라잉 캠’을 사용해 찍은 항공신은 이국적인 배경이 그대로 드러나 헬기를 타고 찍은 장면과 비교해도 손색없었고, 현란한 총격 장면은 초반 시선을 붙들었다. 제작비 120억, 미국의 뉴욕·워싱턴과 키르기스스탄에서의 현지 촬영 기간만 3개월이 걸리면서 현재진행형인 제작기간이 이달로 9개월째다. 24부작임을 고려하더라도 16부작 미니시리즈가 통상 3~4개월 정도의 촬영기간이 걸리는 것과 견줘 현격하게 공을 들이고 있는 대작드라마다.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의 한 장면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의 한 장면

■ 사실과 허구의 만남=〈로비스트〉는 가난한 미국 이민자 마리아(장진영)가 국가 기밀 정보를 연인에게 주었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언니의 복수를 하기 위해 무기 로비스트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소재가 무기 로비스트라는 사실 때문에 린다 김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지난 1997년 군사기밀을 한국 정부에 넘겨준 혐의로 구속된 미 해군정보국 컴퓨터 분석관 로버트 김 사건이 모티브가 됐다. 제작진은 총기사용이 금지된 우리나라에서 소재 자체가 현실감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팩트(사실)를 찾다가 로버트 김 사건과 1996년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극 중에서는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을 1986년이란 시대에 담았다.

드라마 전반으로 볼 때, 사랑과 배신이 얽히는 발단으로 로버트 김 사건의 외피를 차용했고, 미국 이민생활을 어렵게 시작하는 마리아와 해리(송일국)의 험난한 적응기는 관광버스회사를 운영하는 재미사업가 피터 김의 경험담을, 무기 로비스트의 세계를 그릴 때는 린다 김의 조언을 참고했다. “실제 사건을 끌어들임으로써 허구적인 느낌의 거리감을 좁히려고 했다. 전쟁이 와 닿지 않는 세대들에게 하는 이야기지만 동북아 정세의 중요한 위치에 놓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를 던지려고 한다.”(이현직 피디)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의 한 장면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의 한 장면

■ 무기 로비스트의 세계=로비스트를 다룬 드라마는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에스비에스에서 방영한 〈신화〉(2001년), 〈코리아게이트〉(2002)가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배경으로 로비스트란 직업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전 드라마들이 로비스트의 직업을 설정이나 사건으로만 빌려왔다면 이번엔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특히 ‘무기 로비스트’의 세계를 실감나게 그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린다 김을 비롯한 여러 로비스트들의 사례를 조사하고, 국내 군수업체에 조언을 구했다. 마피아나 국제 분쟁에 얽히고, 때론 경제전쟁을 벌이는 냉혹한 무기 로비스트들의 세계를 과격한 총격 장면이나 화려한 파티 장면 등으로 담아낸다. 이현직 피디는 “무기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가졌다. 생명과 결부된 무기로 휴머니즘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의 한 장면
10일 첫 방영 앞둔 드라마 ‘로비스트’의 한 장면


■ 〈태왕사신기〉와의 승부=10일 첫 방송을 하는 〈로비스트〉와 30%대의 안정적인 시청률로 8회 방송부터 겨루게 되는 〈태왕사신기〉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키르기스스탄에서의 촬영이란 공통점 외에도 판타지 사극인 〈태왕사신기〉처럼 〈로비스트〉도 재현 불가능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얻었다. 1회에서 드라마의 복선과 발단이 되는 사건으로 어린 송일국과 장진영이 발견하는 잠수함과 아이가 언덕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의 흩날리는 꽃잎 등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됐다.

작가진과 배우들의 대결도 볼만하다. 〈태왕사신기〉에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있다면 〈로비스트〉는 송지나 작가와 함께 90년대 드라마를 이끌었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주찬옥 작가와 〈올인〉 〈주몽〉 등으로 흥행 보증수표가 된 최완규 작가가 손잡고 이야기 전쟁을 벌인다.

스크린에서 주로 활동했던 문소리와 장진영의 매력 대결뿐만 아니라 배용준과 송일국이 벌이는 한류 스타 대결도 볼만하다. 12월로 〈태왕사신기〉의 방영을 결정한 일본 엔에이치케이(NHK)가 〈주몽〉의 송일국이 출연하는 〈로비스트〉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피디는 “〈태왕사신기〉와 〈로비스트〉가 배우뿐 아니라 드라마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한류를 다시 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관계로 3일에서 10일로 첫 방영이 미뤄진 〈로비스트〉는 10일과 11일에 2부씩 총 4회를 연속 방영하는 파격 편성으로 〈태왕사신기〉와의 경쟁에 불을 지핀다. 에스비에스 김영섭 책임피디는 “〈태왕사신기〉가 초반에 4부 연속 방영으로 관심을 끌었듯이 〈로비스트〉의 파격 편성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로비스트〉가 사극 열풍 속의 〈태왕사신기〉와 겨뤄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초록뱀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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