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자유를 위한 선택의 고통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K1 밤 12시50분) =<랜드 앤 프리덤> <빵과 장미> 등 40년 동안 항상 가난한 노동자 편에서 영화를 만들어 ‘블루칼라 시인’이라는 별명을 지닌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이다. 1920년대, 아일랜드 의사 데이미언(킬리언 머피)은 영국군이 잔인하게 친구를 살해하는 걸 목격하고 형 테디가 이끄는 아일랜드공화군에 가담하게 된다. 갈등은 아일랜드공화군이 영국과 평화조약을 맺으며 정점에 오른다. 영국 쪽에서 아일랜드의 반쪽만 자치를 허락하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현실주의자 테디는 이를 받아들이자고 하고 데이미언은 완전한 자유가 올 때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맞선다. 독립운동의 자본을 대는 부자들도 죄를 지으면 돈줄이 끊길 위험을 감수하고 똑같이 처벌할 것인지, 어쩔 수 없이 밀고한 친구를 살려야 할지 죽여야 할지…. 영화는 자유를 얻기 위한 그 고통스러운 선택의 과정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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