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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다쿠야와 김윤진, 겸손한 매력 닮았네

등록 2007-10-15 14:25

"이런 말씀드리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전 단 한 번도 선택하는 입장이 아니었고, 선택당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순위에 민감한 게 사실이지만 저희들 같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순위가 중요하지 않고 그런 걸 떠나 현장에서 열심히 일할 뿐입니다. 말하자면 저희들은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것이고 노력해서 끝까지 완주할 뿐입니다."

1988년 스마프(SMAP) 결성 이후 20년째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기무라 다쿠야(35)가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한국 언론과 만나 한 말이다.

그는 공식기자회견에서도 "여러분께서 아시다시피 일본은 섬나라입니다. 그래서 해외에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렇게 바다를 건너왔습니다. 우리가 배를 한 척 만들었는데 이 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톱스타들 입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문학적 수사를 써가며 겸양의 태도를 보였다.

기자회견에서 완벽한 문장의 한국어 인사말을 보인데 대해서는 "한국 배우들이 일본에 와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한국에 가면 최소한 인사말은 제대로 해야겠다"고 말했다.


기무라 다쿠야의 이런 겸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와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지성적인 발언 등은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콧대높은 한국 연예인을 봐왔던 한국 기자들을 놀라게 했고 한편으로는 부럽게 했다.

세계적인 배우가 된 김윤진을 만났을 때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김윤진은 영화 '세븐데이즈' 개봉을 한달 여 앞두고 미리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에게 '월드스타'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미국 드라마 '로스트' 촬영이 곧 재개돼 한동안 한국에 오래 머물기 힘들기 때문이다.

영화를 봐야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시사회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인터뷰인지라 이런 경우는 기자나 배우나 똑같이 난감하다.

김윤진은 "제 스케줄 때문에 이렇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영화 홍보 활동을 아예 하지 않거나 이런저런 핑계로 언론을 피하거나 CF촬영 등을 핑계로 일정을 마음대로 바꾸는 젊은 스타들과 비교한다면 '불가피한 스케쥴'은 십분 이해할 일이다.

그러자 김윤진의 한 마디. "비싸다고 다 명품은 아니죠?"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연기력이나 행실은 이에 못 미치는 젊은 스타들을 빗대어 한 말이다.

"저 역시 후배들한테 인사받기 어려워요. 요즘은." 이 말을 하며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쉰살이 넘은 나이에도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제임스 카메론과 '로스트'의 J.J 에이브럼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김윤진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음에도 현장에서 늘 열심인 모습인 그분들을 보며 자극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월드스타'라는 호칭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너무 빠르고, 급하게 이런 타이틀을 붙여주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는 말도 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없는 진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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