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파리
감독 취향으로 본 파리
사랑해, 파리(K1 밤 0시50분) =거스 밴 샌트, 코엔 형제, 크리스토퍼 도일, 알폰소 쿠아론 등 잘나가는 감독 18명이 파리를 소재 삼아 18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들의 재치가 번뜩이는 짧은 단편들이 퀼트처럼 엮여 프랑스 파리의 이미지를 구성한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남자가 몽마르트르 언덕 골목에 주차하다가 운명의 여인을 만나는 사이, 이민자 여성은 자신의 아이를 싼 보육원에 맡기고 부잣집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한 중년의 미국인 관광객이 낯선 파리 지하철역에서 당황해하는 사이, 다른 젊은 관광객은 뱀파이어를 만난다. 프랑스 청년이 불어로 열심히 사랑을 속삭이지만 미국 청년은 알아듣지 못한다. 어떤 것은 좀 진부하고 어떤 이야기는 하다 만 듯하지만 각 에피소드에서 배어나는 감독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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