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폐인들’ 컴퓨터 끄고 스크린 나들이
수퍼액션 ‘로스트룸’ 극장 시사회…마니아층 시청형태 맞춘 변주
미국드라마의 인기가 ‘종일 방영’을 넘어 극장 시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케이블채널 수퍼액션이 미국드라마 〈로스트룸〉의 방영을 앞두고, 지난 19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극장 시사회를 열었다. 한국 팬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미국드라마라 불리는 〈시에스아이〉의 재미있는 이야기 몇 편을 간추려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정식 시사회를 열어 전 회를 내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퍼액션 안미현 홍보담당자는 “미국드라마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사회를 마련했다”고 했다. 주로 컴퓨터 앞에서 드라마를 봤던 미국드라마 마니아들의 시사회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이벤트 응모 등을 통해 4500명이 참가를 신청했고, 이 가운데 120명이 특별 초대됐다. 금요일 밤 10시라는 늦은 시간 탓인지 절반에 못미치는 인원이 참석했지만 동행끼리 팝콘을 먹으며 드라마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이들의 눈엔 설렘이 묻어났다.
미국드라마의 ‘극장 연속시사’는 마니아들의 시청행태에 따라 변주된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를 받아 연속으로 보는 이른바 ‘폐인’들 때문에 방송사는 ‘데이 편성’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극장 연속시사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보는 이들의 시청행태에 맞춘 미국드라마의 다양한 변주가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마니아 드라마로 시작한 미드가 맛깔나게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중적 장르로 발전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90분물 3부작인 〈로스트룸〉의 시사회는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3편을 연이어 본 이들은 기지개를 켜고 허리를 두드리는 등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미국드라마는 연이어 보는 게 맛이니까요.”
다코타 패닝의 동생 엘 패닝이 출연한 〈로스트룸〉은 문을 열면 원하는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신비의 열쇠 때문에 딸을 잃게 된 형사가 열쇠의 비밀을 파헤치는 스릴러물이다. 26일부터 수퍼액션에서 매주 금요일 밤 10시에 전파를 탄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수퍼액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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