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희생
판사 살인사건의 배후는
고귀한 희생(교 밤 11시)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만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프란체스코 로지는 뛰어난 필름 누아르 작품을 선보인 이탈리아 감독이다. 1976년에 만든 이 영화는 거대한 범죄와 이를 좇는 형사의 고뇌를 다뤘는데 당시 이탈리아 정계와 군부에 대한 비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검사에 이어 저명한 판사들이 줄줄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수사를 맡은 아메리고 로가스 형사는 그 배후에 정계와 군부의 실세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살인 사건마저 거대한 음모의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로가스 형사는 그 음모에 말려든다. 수사물의 형식에 음울한 사회 분위기를 녹여낸 수작이다. 특히 아메리고 형사 역을 맡은 리노 벤투라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등 프랑스 누아르 영화에서 형사역을 단골로 맡은 배우다. 15살 이상 시청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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