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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관객 잃은 ‘안방극장’ 새 활로를 찾아라

등록 2007-10-29 15:26

변화 모색하는 위기의 지상파TV 영화프로그램

주말이 되면 이번 주에는 어떤 흥미진진한 영화가 방송될지 신문의 TV프로그램 편성표를 훑었다. 시간이 다가오면 팝콘을 가져다 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 시작을 기다렸다.

TV용 영화가 말 그대로 '안방극장' 역할을 하며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던 시절이 있었다. 큰맘 먹고 극장 나들이를 가거나 신작 비디오를 빌려보지 않는 한 '토요명화' '주말의 명화'는 영화 팬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이제는 명절 연휴 말고는 아무도 보고 싶은 영화를 지상파TV에서 찾지 않는다. 지상파TV 영화프로그램들은 '애물단지'로 전락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각 지상파 영화프로그램들은 저마다 변신을 꾀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설 자리 잃어가는 '안방극장'

현재 각 지상파TV에서는 1~2개의 영화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KBS는 2TV '토요명화'와 1TV '명화극장'을 방송한다. MBC는 '주말의 명화'를 편성해놓고 있다. MBC '일요영화특선'은 최근 자취를 감춰 주말 밤 영화 프로그램 하나가 줄어들었다. SBS는 '영화특급'과 '씨네클럽'을 편성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자정을 넘긴 늦은 시간에 시작한다. '황금시간대'에서 점차 뒤로 뒤로 밀려 편성표 가장 뒤쪽에 자리잡게 됐다. 시청률도 대부분 1~2%대에서 맴돈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 관람 환경과 시청 행태의 변화에 따른 것. 멀티플렉스 극장이 생겨나고 케이블ㆍ위성 채널에서 24시간 영화를 방영하는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창은 급속히 늘어났다. 여기에 하나TV나 메가TV 등 IPTV를 표방하는 매체까지 가세했다. 영화에 한해서는 지상파TV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MBC 김종민 영화부장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이 지상파에서는 내용상으로나 양적으로 다루기 힘든 콘텐츠들을 내보내고 인터넷의 발달로 영화를 내려받아 보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의 경쟁력과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 연령대 시청자를 위해 더빙 방송을 하는 점도 젊은 층 시청자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면서 "TV영화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에 편성 측면에서도 자체 콘텐츠에 비해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돌파구를 찾아라

그렇다면 이대로 '안방극장'은 사라지는가. 지금 이대로라면 그렇다. 그래서 TV영화 프로그램들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김 부장은 "'주말의 명화'가 어려운 여건에 있지만 저렴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개봉작, 다큐멘터리는 물론 극장용 영화에 버금가는 수준의 TV영화 등을 다방면으로 찾아 다양한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아예 '토요명화'의 간판을 내리고 'KBS 프리미어'를 신설한다. 해외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국내 미상영 화제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음달 가을 개편을 통해 신설되며 11월4일부터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나다에서 열리는 'KBS 프리미어 영화 페스티벌'에서 '낫싱 엘스' '컬링 러브' 등 16편을 상영한다. 이는 TV에서 순차적으로 방영되며, 다운로드 VOD, 모바일, 지상파DMB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제공된다.

KBS 측은 "'KBS 프리미어'를 통해 급격히 하락한 영화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수익 확대를 꾀하고자 한다"면서 "문화 다양성을 보완하고 지상파DMB의 존재 가치를 확대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안 '미드' '일드'

이러한 시도에도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의 경쟁력 저하라는 대세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드(미국드라마)'와 '일드(일본드라마)' 등 해외 시리즈물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은 시청률이나 광고 면에서 밀리면서 편성에서도 밀려나고 있지만 시리즈물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방송사들은 'CSI' '위기의 주부들' '프리즌 브레이크' 등 인기 미국드라마를 방송하면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같은 시간대에 영화와 동시에 방송돼도 오히려 '미드'가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김하정 SBS 영화팀장은 "TV에서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시리즈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시리즈는 영화에 비해 평균 10분의 1 가격이면서도 시청률은 더 높게 나오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절이 아니면 대작 영화를 내보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시리즈물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미드' 외에 프라임 시간대가 아닌 오후 11시 이후에는 일본 드라마 등 세계 각국 드라마를 방송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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