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잉마르 베리만의 대표작
산딸기(K1 밤 12시50분)=지난 7월 89살로 세상을 떠난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대표작이다. 베리만은 신과 구원, 인간과 예술가의 숙명 등 철학적 주제를 파고들어 영화를 눈요기 거리에서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감독으로 손꼽힌다. 1958년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을 받은 <산딸기>는 외로움, 두려움, 공허함 등 죽음 앞에 선 사람의 여러 결 감정을 담은 작품이다. 의사 보르히 교수는 78살이 돼 명예 학위를 받으러 며느리 마리안도와 함께 룬트로 향한다. 그는 여행 중 여름 휴가 때마다 찾았던 옛 시골집에 들러 자신의 첫 사랑인 사촌 사라를 떠올린다. 우연히 차에 태운 부부가 싸우는 걸 보고 자신의 결혼 생활을 회상한다. 보르히 교수에게 이 여정은 자신의 인생을 되새김질하는 과정이다.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어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삶을 쉽사리 포기할 수도 없는 보르히 교수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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