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R.켈리, 춤은 마이클 잭슨 영향"
음악은 R.켈리, 춤은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받았다는 박진영(35). 미국에서 삼고초려 끝에 만난 R.켈리가 그의 휴대전화에 멜로디를 녹음해주며 이튿날 작업해오라고 하던 날, 그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시아인의 불모지인 미국 팝 시장으로 건너가 프로듀서 겸 작곡가로 입지를 다진 박진영이 6년 만에 7집 '백 투 스테이지(Back To Stage)'를 발표했다.
15일 오후 9시 서울 강남의 한 와인바에서 쇼케이스 겸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타이틀곡 '니가 사는 그집'을 노래한 뒤 "13년간 무대에서 떤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떨린다"며 "6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는 "35살이 되니 가장 중요한 건 나머지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라며 "이제 그 해답을 알았다. 경영자, 프로듀서도 좋지만 난 딴따라다. 음반에도 '딴따라 블루스'란 곡이 있다. 한 명의 관객이 앞에 있는 날까지 무대에서 감동을 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날 박진영은 '니가 사는 그집'과 '나 돌아가' 등을 노래했고 댄스와 의상, 비주얼 아트가 인상적인 '키스(Kiss)'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그는 7집에 대해 "6년 전 쓴 곡부터 최근 작업한 곡까지 들어 있다"며 "나쁘게 말하면 색깔이 없지만 좋게 말하면 다양하다. 음악을 들으면 6년간 어떻게 살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박진영과의 일문일답.
--가수 공백기에 미국으로 진출한 과정을 설명해달라.
▲2002년 비가 '태양을 피하는 방법'으로 1위를 하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자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아는 사람도 없었고 회사 주주들의 반대도 있었다. LA 인근 아는 형 집의 차고에 녹음실을 차려 작업했다. 2003년 한 해는 LA의 21개 음반사를 돌았다. 2004년 드디어 메이스의 음반에 곡이 실렸고 이 음반은 빌보드 4위까지 올랐다. 2005년 윌 스미스 음반에 곡을 수록한 뒤 이름이 조금 알려져 같은 해 캐시의 음반에도 곡을 줬다. 올해 용기를 내 아시아 음반사 중 최초로 미국 맨해튼에 JYP USA를 열었다. 다음 할 일은 가수를 출시하는 것이었다. 현재 민, 지 솔, 임정희가 각각 릴 존, R.켈리, 아웃캐스트의 빅보이와 음반 제작 계약을 맺었다. 민의 음반 작업은 끝났고 내년 1월 '보이프렌드(Boyfriend)'를 타이틀로 데뷔한다. 지 솔과 임정희의 곡은 네 곡씩 작업해뒀다. 내년 세 명 중 한 명은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릴 것 같다. 이 작업을 끝내고서야 가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미국서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나.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힘들수록 오기가 생기는 스타일이다. 신혼부부인 아는 형 집에 얹혀 살면서 6개월이 넘어가니 눈치가 보이더라. 처음으로 메이스의 음반에 곡을 주고 받은 1천500만 원에서 형수님께 시계를 사드렸다. 인기 연예인으로 살다 미국에서 무시를 당하니 세포가 깨어나는 것 같았다. 좌절보다 생명력이 살아났다. --미국에서 후배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정작 본인을 위해선 어떤 일을 했나. ▲애초 미국에 간 목표는 동양 가수를 미국에서 성공시키는 것이었다. 가장 적합한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나를 위해 미국에 간 것 자체가 없었다. 작곡가로 인정받으려는 것은 가수를 데뷔시키는 준비과정이었다. 이들을 성공시키는 게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가수로서의 성공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어떤 음악 만들어야 하나' 고민됐다. 내 팬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야 한다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니가 사는 그집'은 어린 친구들과 상관없는 내용이다. 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어린 친구들을 앉혀놓고 이런 노래를 부르려니 난감하다(웃음). 가장 중요한 건 옛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니가 사는 그집'과 '키스'는 어떤 장르인가. ▲'니가 사는 그집'의 리듬은 힙합이고 멜로디는 R&B다. 또 악기 하나 없이 타악기로 곡을 만들고 싶었다. '키스'가 그런 곡이다. 타악기로 만든 랩은 있지만 멜로디는 없었다. 미국에서도 신선한 스타일이다. 굳이 장르로 분류하면 힙합이다. --매번 그랬지만 이번에도 춤과 의상이 파격적인가. ▲이제는 무조건 튀는 게 아닌, 춤과 음악, 의상이 세련되고 멋있게 맞아떨어지는 걸 하고 싶다. 한국처럼 모든 사람을 무난하게 만들려는 나라는 없다. 그땐 반발심이 생겼다. 답답하니 이상한 짓을 하고 싶었다. 이제는 나 말고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키스' 뮤직비디오에서 보듯이 정상 속도로 춤을 추다가 슬로 모션 단추를 누른 것처럼 느려지는 춤을 개발했다. --'니가 사는 그집'은 옛 여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난 여자가 있는데'도 그랬는데 아내의 반응은. ▲과거 '난 여자가 있는데'란 곡을 만든 후 신나서 아내에게 들려줬는데 그날이 화이트데이여서 욕만 먹었다. 사실이 아니라 상상에서 썼다는 걸 알기에 신경을 안 쓴다. 이번에도 노래가 좋다고 말해줬다. --노래에 사랑 얘기를 많이 담는데 모든 사랑을 경험했다고 생각하나. ▲사랑에 대한 욕구는 죽을 때까지 있다. 누구나 그런 환상은 평생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는 것이다. 이런 게 없으면 곡을 못 쓴다. 마음 속에 환상이 있는 게 건강한 것이다. --프로듀서와 가수 중 어떤 일에 더 만족하나. ▲예전에 가수를 할 때는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몰랐다. 이제야 머리가 맑아지며 깨달았다. 두 일 모두 행복하지만 프로듀서로 행복할 때는 제정신, 가수로 행복할 때는 제정신이 아니다. 그래서 가수가 더 좋다. --원더걸스의 '텔 미'가 성공을 거뒀는데 곡이 좋은 건가, 시대가 요구한 음악인가. ▲하나가 좋아선 안된다. 시대가 요구했고 노래와 가수가 잘 맞아떨어졌다. 모든 궁합이 맞아야 히트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뒤돌아보니 그렇다. 귀납적인 해석이다. --'텔 미'와 이번 7집은 음악적으로 어떤 연속성이 있나. ▲난 프로듀서를 할 때 친근하게 혹은 어렵게 만든다. god, 원더걸스를 프로듀싱할 때는 누구나 따라부르기 쉬운 친근한 음악, 비ㆍ박지윤은 대중이 보고 즐거워할 수 있도록 춤과 노래를 어렵게 만든다. 내 음반은 어려운 쪽에 속한다. ---중국에 JYP 차이나 설립 계획이 있다는데. ▲현지 사무실을 얻은 지 6개월 됐다. 중국 음반사와 손잡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설립 준비를 끝냈다. 현재 중국인 연습생이 10명이 넘으며 내년 중국 가수 두 팀을 데뷔시킬 것이다. 중국 시장은 서정적인 음악을 좋아하더라. --독립한 비가 새 음반을 발매하는 스승을 위해 어떤 축하를 해줬는지. ▲비가 독립했다고 둘 사이를 나쁘게 만들 건 없다. 비 역시 군대 가기 전 최대한 일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가수가 비밖에 없었다면 내가 빌었겠지만 나 역시 다음에 키울 가수가 있었다. 지금 비는 LA에 있는데 '옷 너무 특이하게 입지 말라, 첫 방송을 보고 전화하겠다'고 하더라. --가수로 키울 연습생의 선발 기준은 뭔가. ▲춤, 노래 실력보다 매력 있는 사람을 뽑는다. 우리 소속 가수는 한번도 음주, 폭행, 마약, 이성 문제가 불거진 적이 없다. 난 재능보다 착하고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꿈이 크고 정열적인 사람이 좋다. --2세 계획은 없는지. ▲없다. '누구나 2세를 가져야 하나'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 나와 결혼한 분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2세가 있으면 돈 등에 욕심이 생길 것 같다. 저출산 시대에 욕 먹을 말인가(웃음). (서울=연합뉴스)
▲2002년 비가 '태양을 피하는 방법'으로 1위를 하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자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 아는 사람도 없었고 회사 주주들의 반대도 있었다. LA 인근 아는 형 집의 차고에 녹음실을 차려 작업했다. 2003년 한 해는 LA의 21개 음반사를 돌았다. 2004년 드디어 메이스의 음반에 곡이 실렸고 이 음반은 빌보드 4위까지 올랐다. 2005년 윌 스미스 음반에 곡을 수록한 뒤 이름이 조금 알려져 같은 해 캐시의 음반에도 곡을 줬다. 올해 용기를 내 아시아 음반사 중 최초로 미국 맨해튼에 JYP USA를 열었다. 다음 할 일은 가수를 출시하는 것이었다. 현재 민, 지 솔, 임정희가 각각 릴 존, R.켈리, 아웃캐스트의 빅보이와 음반 제작 계약을 맺었다. 민의 음반 작업은 끝났고 내년 1월 '보이프렌드(Boyfriend)'를 타이틀로 데뷔한다. 지 솔과 임정희의 곡은 네 곡씩 작업해뒀다. 내년 세 명 중 한 명은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릴 것 같다. 이 작업을 끝내고서야 가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미국서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나.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힘들수록 오기가 생기는 스타일이다. 신혼부부인 아는 형 집에 얹혀 살면서 6개월이 넘어가니 눈치가 보이더라. 처음으로 메이스의 음반에 곡을 주고 받은 1천500만 원에서 형수님께 시계를 사드렸다. 인기 연예인으로 살다 미국에서 무시를 당하니 세포가 깨어나는 것 같았다. 좌절보다 생명력이 살아났다. --미국에서 후배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정작 본인을 위해선 어떤 일을 했나. ▲애초 미국에 간 목표는 동양 가수를 미국에서 성공시키는 것이었다. 가장 적합한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나를 위해 미국에 간 것 자체가 없었다. 작곡가로 인정받으려는 것은 가수를 데뷔시키는 준비과정이었다. 이들을 성공시키는 게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가수로서의 성공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어떤 음악 만들어야 하나' 고민됐다. 내 팬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야 한다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니가 사는 그집'은 어린 친구들과 상관없는 내용이다. 방송 음악 프로그램에서 어린 친구들을 앉혀놓고 이런 노래를 부르려니 난감하다(웃음). 가장 중요한 건 옛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니가 사는 그집'과 '키스'는 어떤 장르인가. ▲'니가 사는 그집'의 리듬은 힙합이고 멜로디는 R&B다. 또 악기 하나 없이 타악기로 곡을 만들고 싶었다. '키스'가 그런 곡이다. 타악기로 만든 랩은 있지만 멜로디는 없었다. 미국에서도 신선한 스타일이다. 굳이 장르로 분류하면 힙합이다. --매번 그랬지만 이번에도 춤과 의상이 파격적인가. ▲이제는 무조건 튀는 게 아닌, 춤과 음악, 의상이 세련되고 멋있게 맞아떨어지는 걸 하고 싶다. 한국처럼 모든 사람을 무난하게 만들려는 나라는 없다. 그땐 반발심이 생겼다. 답답하니 이상한 짓을 하고 싶었다. 이제는 나 말고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키스' 뮤직비디오에서 보듯이 정상 속도로 춤을 추다가 슬로 모션 단추를 누른 것처럼 느려지는 춤을 개발했다. --'니가 사는 그집'은 옛 여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난 여자가 있는데'도 그랬는데 아내의 반응은. ▲과거 '난 여자가 있는데'란 곡을 만든 후 신나서 아내에게 들려줬는데 그날이 화이트데이여서 욕만 먹었다. 사실이 아니라 상상에서 썼다는 걸 알기에 신경을 안 쓴다. 이번에도 노래가 좋다고 말해줬다. --노래에 사랑 얘기를 많이 담는데 모든 사랑을 경험했다고 생각하나. ▲사랑에 대한 욕구는 죽을 때까지 있다. 누구나 그런 환상은 평생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는 것이다. 이런 게 없으면 곡을 못 쓴다. 마음 속에 환상이 있는 게 건강한 것이다. --프로듀서와 가수 중 어떤 일에 더 만족하나. ▲예전에 가수를 할 때는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몰랐다. 이제야 머리가 맑아지며 깨달았다. 두 일 모두 행복하지만 프로듀서로 행복할 때는 제정신, 가수로 행복할 때는 제정신이 아니다. 그래서 가수가 더 좋다. --원더걸스의 '텔 미'가 성공을 거뒀는데 곡이 좋은 건가, 시대가 요구한 음악인가. ▲하나가 좋아선 안된다. 시대가 요구했고 노래와 가수가 잘 맞아떨어졌다. 모든 궁합이 맞아야 히트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뒤돌아보니 그렇다. 귀납적인 해석이다. --'텔 미'와 이번 7집은 음악적으로 어떤 연속성이 있나. ▲난 프로듀서를 할 때 친근하게 혹은 어렵게 만든다. god, 원더걸스를 프로듀싱할 때는 누구나 따라부르기 쉬운 친근한 음악, 비ㆍ박지윤은 대중이 보고 즐거워할 수 있도록 춤과 노래를 어렵게 만든다. 내 음반은 어려운 쪽에 속한다. ---중국에 JYP 차이나 설립 계획이 있다는데. ▲현지 사무실을 얻은 지 6개월 됐다. 중국 음반사와 손잡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설립 준비를 끝냈다. 현재 중국인 연습생이 10명이 넘으며 내년 중국 가수 두 팀을 데뷔시킬 것이다. 중국 시장은 서정적인 음악을 좋아하더라. --독립한 비가 새 음반을 발매하는 스승을 위해 어떤 축하를 해줬는지. ▲비가 독립했다고 둘 사이를 나쁘게 만들 건 없다. 비 역시 군대 가기 전 최대한 일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가수가 비밖에 없었다면 내가 빌었겠지만 나 역시 다음에 키울 가수가 있었다. 지금 비는 LA에 있는데 '옷 너무 특이하게 입지 말라, 첫 방송을 보고 전화하겠다'고 하더라. --가수로 키울 연습생의 선발 기준은 뭔가. ▲춤, 노래 실력보다 매력 있는 사람을 뽑는다. 우리 소속 가수는 한번도 음주, 폭행, 마약, 이성 문제가 불거진 적이 없다. 난 재능보다 착하고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꿈이 크고 정열적인 사람이 좋다. --2세 계획은 없는지. ▲없다. '누구나 2세를 가져야 하나'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 나와 결혼한 분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2세가 있으면 돈 등에 욕심이 생길 것 같다. 저출산 시대에 욕 먹을 말인가(웃음).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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