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가 무서워’에서 영림 역할맡은 유선. (출처 : SBS 홈페이지)
'그 여자가 무서워'서 대리모, 성형 등 파격 연기
주연 배우들이 과로로 쓰러지기 십상인 미니시리즈 드라마와 달리 일일극의 촬영현장은 대개 여유롭게 돌아간다. 야외 촬영 비중도 미니시리즈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내용 자체가 일상생활을 그리고 있어 무리하게 촬영이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경기도 고양시 탄현 SBS 스튜디오에서 만난 유선(31)은 달랐다. 그는 하루 세트에서만 100신 가량을 소화해야 했고 야외에서도 숨돌릴 틈 없는 촬영 스케줄과 만나고 있었다.
시청률 5%에서 출발, 방송 한 달 만에 11~12%까지 올라선 SBS 일일극 '그 여자가 무서워'의 일등공신 유선과의 속전속결 대화를 소개한다. 녹화로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질문을 던지면 막힘없이 줄줄 답변을 내놓았다. 역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 힘이 생기는 모양. 촬영 분량이 많아 살은 더 빠졌지만 얼굴에서는 깨끗한 기운이 맑게 퍼져나왔다.
--하루 100신 가까이 찍는다. 대단하다.
▲영림(극중 그의 배역 이름)의 복수가 시작되면서 이번 달 들어 그렇게 됐다. 예전에 '작은 아씨들' 찍을 때도 분량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일일극이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촬영 분량을 감당하기가 힘들다. 처음에 일일극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선배 연기자들이 '일일극은 여유를 갖고 촬영하니 자기 시간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웬걸…(웃음). 더구나 요즘 영림의 행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만나는 사람이 다양해지니까 여기저기서 촬영할 일이 많아졌다.
--시청률이 올라 기분 좋겠다.
▲물론 흐뭇하다. 그런데 진짜 고생했을 때는 사실 지금보다 촬영 초반이었는데 그때는 시청률이 저조해 마음 고생을 좀 했다. 영림이가 배신당하고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는 연기를 펼치면서 감정 연기를 많이 해야 했는데 정서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때는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그런데 시청률이 안 나오니 힘들더라. SBS가 일일극을 선보이지 않던 시간에 방송하는 것이라 '맨땅에 헤딩하는 게 역시 쉽지 않구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새롭게 연기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고 힘이 난다. 시청률이 점점 더 상승할 것 같다. --영림을 연기하는 심정이 어떤가. ▲연기하면서 맡은 인물을 살아보는 게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은 결심하기 힘든 일들을 많이 하지 않나. 대리모로 나서는 것부터 영림이가 살아가기 위해 힘들게 결정한 일이지만 애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고 남한테 드러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영림이가 아기 낳고 수술한 후 곧바로 자신을 배신한 경표(강성민 분)를 찾아갔는데 내심 그게 너무 빠른 전개 아닌가 걱정했다. 그런데 그럼으로써 영림은 다시금 자극을 받게 되더라. 경표를 짓밟아야겠다는 욕망이 다시 솟아오르게 되는 것이다. --사고로 얼굴이 망가지는 분장도 했고 출산도 했다. ▲영림이 성형 전후로 인생이 180도 바뀌는 설정이 매력적이라 이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부딪혀보니 갑절로 힘들다. 변신은 좋은데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웃음). 생각보다 감정이 격하고 어렵구나 하고 많이 느꼈다. 미혼으로서 아기를 출산하고, 젖이 불어 짜내고, 아기를 보여달라고 매달리는 연기를 펼치려니 촬영을 앞두고는 막연하게 느껴지고 두려웠다. 그런데 막상 '슛'이 들어가니 그 상황에 빠져들게 되더라. 데뷔 초 이런 역이 주어졌으면 감당 못했을 것이다. 이 드라마 전에 출연한 영화 '검은 집'이나 드라마 '태양의 남쪽' 등에서의 연기도 녹록지 않았는데 그런 작품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 많은 것을 축적한 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내 연기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공감을 하시는 것 같다. --힘들 텐데 얼굴이 더 예뻐졌다. ▲극 초반 영림은 모든 것을 안으로 삭혀야 했다. 하지만 새롭게 거듭난 영림은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라며 세상과 맞선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당당함을 표현하게 되는데 덕분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몸은 야위어가고 있다(웃음). --극의 전개가 무척 빠르다. ▲보통 일일극은 생활극이라 우리가 생활하는 계절이나 시간과 보조를 맞추며 진행된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는 '점프'가 많다. 순식간에 몇 년 후가 되는 식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건을 겪고 연기를 펼치다보니 이제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벌써 드라마 막바지가 된 것 같다(웃음). --처절한 복수에 나서는 영림을 이해하나. ▲요즘은 촬영을 하고 나면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진다. 어느새 내가 영림과 동일시돼 충분히 같이 가고 있구나 느끼고 있다. 매회 대본이 기대된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물론 흐뭇하다. 그런데 진짜 고생했을 때는 사실 지금보다 촬영 초반이었는데 그때는 시청률이 저조해 마음 고생을 좀 했다. 영림이가 배신당하고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는 연기를 펼치면서 감정 연기를 많이 해야 했는데 정서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때는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그런데 시청률이 안 나오니 힘들더라. SBS가 일일극을 선보이지 않던 시간에 방송하는 것이라 '맨땅에 헤딩하는 게 역시 쉽지 않구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새롭게 연기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고 힘이 난다. 시청률이 점점 더 상승할 것 같다. --영림을 연기하는 심정이 어떤가. ▲연기하면서 맡은 인물을 살아보는 게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은 결심하기 힘든 일들을 많이 하지 않나. 대리모로 나서는 것부터 영림이가 살아가기 위해 힘들게 결정한 일이지만 애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고 남한테 드러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영림이가 아기 낳고 수술한 후 곧바로 자신을 배신한 경표(강성민 분)를 찾아갔는데 내심 그게 너무 빠른 전개 아닌가 걱정했다. 그런데 그럼으로써 영림은 다시금 자극을 받게 되더라. 경표를 짓밟아야겠다는 욕망이 다시 솟아오르게 되는 것이다. --사고로 얼굴이 망가지는 분장도 했고 출산도 했다. ▲영림이 성형 전후로 인생이 180도 바뀌는 설정이 매력적이라 이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부딪혀보니 갑절로 힘들다. 변신은 좋은데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웃음). 생각보다 감정이 격하고 어렵구나 하고 많이 느꼈다. 미혼으로서 아기를 출산하고, 젖이 불어 짜내고, 아기를 보여달라고 매달리는 연기를 펼치려니 촬영을 앞두고는 막연하게 느껴지고 두려웠다. 그런데 막상 '슛'이 들어가니 그 상황에 빠져들게 되더라. 데뷔 초 이런 역이 주어졌으면 감당 못했을 것이다. 이 드라마 전에 출연한 영화 '검은 집'이나 드라마 '태양의 남쪽' 등에서의 연기도 녹록지 않았는데 그런 작품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 많은 것을 축적한 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내 연기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공감을 하시는 것 같다. --힘들 텐데 얼굴이 더 예뻐졌다. ▲극 초반 영림은 모든 것을 안으로 삭혀야 했다. 하지만 새롭게 거듭난 영림은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라며 세상과 맞선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당당함을 표현하게 되는데 덕분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몸은 야위어가고 있다(웃음). --극의 전개가 무척 빠르다. ▲보통 일일극은 생활극이라 우리가 생활하는 계절이나 시간과 보조를 맞추며 진행된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는 '점프'가 많다. 순식간에 몇 년 후가 되는 식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건을 겪고 연기를 펼치다보니 이제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벌써 드라마 막바지가 된 것 같다(웃음). --처절한 복수에 나서는 영림을 이해하나. ▲요즘은 촬영을 하고 나면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진다. 어느새 내가 영림과 동일시돼 충분히 같이 가고 있구나 느끼고 있다. 매회 대본이 기대된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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