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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대선 맞아 오락프로그램에도 ‘정치 바람’

등록 2007-11-27 17:43

정치인 성대모사 활발…논란 우려해 표현 조심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방송에서도 대선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각 방송의 시사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오락프로그램까지 가세해 대선 열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

대선 시즌이면 밀려오는 통렬한 풍자 개그는 대중의 지지를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역풍에 휘말리기도 한다. 정치 풍자의 현실과 한계, 그리고 이에 대한 논란을 짚어본다.

◇개그프로그램도 '대선 열풍'

정치 소재 프로그램의 일선에 나선 것은 역시 개그프로그램. KBS 2TV '폭소클럽2'는 '노 통장' 김상태가 노무현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선보이는 '응급시사, "서민이를 살려주세요!"를 신설했다.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문국현, 이인제, 박근혜 등 여러 대선 후보와 주요 정치인의 풍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폭소클럽2'는 이와 함께 성대모사로 한 주간의 주요 관심사를 다루는 코너 '뉴스야 놀자'와 박준형이 '웃어보자당'의 후보로 출마해 기상천외한 공약을 발표하는 '기호 0번 박 후보' 코너도 방송 중이다.

MBC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가 유치원 아이들의 회장 선거를 소재로 한 '뽀뽀뽀 유치원 회장선거'를 선보이고 있다. "창 어린이가 나온 것은 다른 친구들이 부추긴 것"이라고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비유하고, "BBK는 바베큐의 약자"라며 "먹어보기 전에는 그 맛을 모른다"고 BBK 사태를 다루는 등 아이들을 통해 대선을 풍자하고 있다.


SBS는 최근 오락프로그램 '라인업'에서 이경규, 김용만, 김구라, 신정환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모의 대선을 진행해 눈길을 모았다. 이들은 합동토론회를 벌이고 로고송 제작과 길거리 유세까지 펼쳐 실제 대선전을 그대로 옮겼다.

SBS는 또한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에서도 '형님뉴스' 코너를 통해 정치 풍자를 시도할 계획이다.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는 정치 풍자

그러나 오락프로그램에서의 정치 풍자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오락프로그램의 정치 풍자는 토론 등 시사프로그램에 비해 시청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반응이 엇갈릴 수 있다.

이에 따라 편파성 시비가 불거지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표현이 제한될 수도 있다. 이는 결국 정치 풍자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으로도 이어진다.

성대모사로 유명한 개그맨 배칠수는 자신이 진행 중인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 대선 후보의 성대모사나 풍자가 중단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입장은 비방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아닌 공정성이 담보된 정치풍자나 후보의 성대모사는 원칙적으로 허용된다는 것.

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다룰 경우 공식적인 제재가 아니더라도 물밑으로 거센 항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또 선관위 등에서 막지 않아도 이해당사자가 문제 삼을 경우 방송 이후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

결국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해도 이를 직접 연기하는 연예인 입장에서 부담을 느껴 위축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오락프로그램 정치 풍자 적정 수위는

배칠수가 성대모사를 통해 풍자 개그를 선보여온 MBC 표준FM(95.9㎒)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강동균 PD는 "이회창 후보 출마 선언 후에는 대선 관련 성대모사를 하지 않았는데 그동안 대선 관련 풍자를 할 것인지를 두고 시기와 방식을 고민했다"면서 "알려진 내용을 중심으로 원칙에 어긋나지 않고 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축제의 장이 돼야 하기 때문에 비방적인 내용이 아니라 민감하지 않고 즐겁게 웃을 수 있는 풍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 풍자에 대한 민감함은 개그프로그램도 마찬가지. 각 프로그램 제작진은 위험 수위를 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면서 재치 있는 풍자로 웃음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폭소클럽2'의 권용택 PD는 "후보를 드러내기보다는 정치판 전체에 대한 풍자를 시도하려고 한다"면서 "코미디로서 너무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각 후보의 캐릭터에 대한 변주를 통해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묘사는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특별히 정치적 편파성에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그야'의 노창곡 PD는 "당선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자칫하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뉘앙스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할 이야기를 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외부에서 막는다기보다 일종의 자기검열을 하는 것으로 일단 기본에 충실히 한 뒤 대선 이후 본격적인 풍자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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