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하트', KBS '인순이…', SBS '로비스트'
숱한 화제를 낳았던 MBC TV 대작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마침내 5일 막을 내린다. 방송 도중에도 촬영 스케줄로 인해 잡음이 많았으나 모든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24부작을 마무리한다. 5일 마지막회에 이어 6일에는 그간의 내용을 정리하는 스페셜 편이 방송된다. 그렇다면 '태왕사신기' 퇴장 후 수목 드라마 패권은 누가 쥘 것인가.
갑론을박 속에서도 시청률 30%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펼쳤던 '태왕사신기' 때문에 그동안 경쟁작이었던 SBS '로비스트'는 120억 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제작비를 쏟아부었음에도 10~12%의 시청률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안았고, KBS '인순이는 예쁘다' 역시 완성도 높다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6~7%의 시청률을 보였다.
12일부터 바뀌는 수목 오후 10시대 드라마의 판도를 전망해보자.
◇의사ㆍ전과자ㆍ로비스트의 대결
'태왕사신기'의 바통을 이어받아 MBC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는 '뉴 하트'다. 의과대학병원 흉부외과를 배경으로 한 의학 드라마로 '외과의사 봉달희' '하얀 거탑'의 인기를 이을지 주목된다. 조재현, 지성, 김민정, 이지훈이 주연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박홍균 PD는 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하얀 거탑'은 의학정치드라마의 지평을 열었고 '외과의사 봉달희'는 레지던트의 일과 사랑을 담은 성장 드라마였다면 '뉴 하트'는 진솔하고 따뜻한 메디컬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힘든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우리 드라마는 흉부외과가 의료계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을 다뤘다"고 덧붙였다. KBS '인순이는 예쁘다'와 SBS '로비스트'는 방송 내내 '태왕사신기'의 퇴장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문제는 '태왕사신기'가 없어진다고 이들의 시청률이 상승할 것이냐는 점. 11월7일 첫 방송한 '인순이는 예쁘다'의 경우는 한 달가량 방송이 더 남은 상태라 승부수를 띄워볼 만 하다. 정유경 작가-표민수 PD 콤비의 감성적인 터치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면면을 세밀하게 쓰다듬으며 완성도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기 때문. 결코 요란하지 않지만 주인공 인순이에게 살인 전과가 있는 사연 등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은 파괴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의 복잡한 감성이 남은 한 달여의 방송 동안 지금까지보다는 폭넓은 시청층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로비스트'는 '태왕사신기' 퇴장 후 2주 더 방송되는 까닭에 명예 회복을 노릴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다 드라마가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남은 시간 시청률이 어느 정도 상승할지는 의문이다. 린다 김을 모델로 하지 않았다는 제작진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린다 김 스캔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에 최근에는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 사건'까지 오버랩돼 로비스트의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게 됐기 때문. '로비스트' 제작진은 "'태왕사신기'가 끝난 후 조금이라도 시청률이 상승한 상태에서 막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애를 태우고 있다. ◇오랜만에 현대극끼리 경합 '뉴 하트' '인순이는 예쁘다' '로비스트'의 대결은 한동안 사극이 장악했던 평일 오후 10시 드라마 시간대에 오롯이 현대극끼리 경합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됐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혹은 미지의 시간으로 여행했던 시청자들이 오랜만에 어떤 채널에서도 현대극을 만나게 되는 것. 문제는 최근 현대극의 경우 웬만한 화제작이 아니고는 20~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다. 경쟁작인 MBC '이산'과 SBS '왕과 나'가 이례적으로 나란히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은 두 작품이 모두 사극이기 때문일 정도. 드라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이 주 시청층인 덕분이다. 반면 현대극은 주 타깃이 젊은층이라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좋아도 그게 고스란히 시청률에 반영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인순이는 예쁘다'의 경우 이미 평단에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한자릿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단적인 증거. 그러나 12일부터는 적어도 '태왕사신기'가 핑계가 되지는 않을 테니 모처럼만에 현대극끼리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그는 이어 "최근 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힘든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우리 드라마는 흉부외과가 의료계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을 다뤘다"고 덧붙였다. KBS '인순이는 예쁘다'와 SBS '로비스트'는 방송 내내 '태왕사신기'의 퇴장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문제는 '태왕사신기'가 없어진다고 이들의 시청률이 상승할 것이냐는 점. 11월7일 첫 방송한 '인순이는 예쁘다'의 경우는 한 달가량 방송이 더 남은 상태라 승부수를 띄워볼 만 하다. 정유경 작가-표민수 PD 콤비의 감성적인 터치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면면을 세밀하게 쓰다듬으며 완성도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기 때문. 결코 요란하지 않지만 주인공 인순이에게 살인 전과가 있는 사연 등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은 파괴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의 복잡한 감성이 남은 한 달여의 방송 동안 지금까지보다는 폭넓은 시청층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로비스트'는 '태왕사신기' 퇴장 후 2주 더 방송되는 까닭에 명예 회복을 노릴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다 드라마가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남은 시간 시청률이 어느 정도 상승할지는 의문이다. 린다 김을 모델로 하지 않았다는 제작진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린다 김 스캔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에 최근에는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 사건'까지 오버랩돼 로비스트의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게 됐기 때문. '로비스트' 제작진은 "'태왕사신기'가 끝난 후 조금이라도 시청률이 상승한 상태에서 막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애를 태우고 있다. ◇오랜만에 현대극끼리 경합 '뉴 하트' '인순이는 예쁘다' '로비스트'의 대결은 한동안 사극이 장악했던 평일 오후 10시 드라마 시간대에 오롯이 현대극끼리 경합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됐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혹은 미지의 시간으로 여행했던 시청자들이 오랜만에 어떤 채널에서도 현대극을 만나게 되는 것. 문제는 최근 현대극의 경우 웬만한 화제작이 아니고는 20~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다. 경쟁작인 MBC '이산'과 SBS '왕과 나'가 이례적으로 나란히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은 두 작품이 모두 사극이기 때문일 정도. 드라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이 주 시청층인 덕분이다. 반면 현대극은 주 타깃이 젊은층이라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좋아도 그게 고스란히 시청률에 반영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인순이는 예쁘다'의 경우 이미 평단에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한자릿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단적인 증거. 그러나 12일부터는 적어도 '태왕사신기'가 핑계가 되지는 않을 테니 모처럼만에 현대극끼리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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