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인생
격변의 시대 ‘건달 인생’
하류인생(S 새벽 1시5분)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작품이다. 1950년대 후반 자유당 정권 말기부터 1970년대 초반 유신 때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한 건달을 주인공 삼아 따라간다. 속임수와 폭력으로 더러워진 시대와 거기에 타협하며 살아가는 인생을 비판도 연민도 하지 않은 채 들여다본다. 껄렁한 고등학생 태웅(조승우)은 다른 학교 우두머리를 때리다가 승문에게 칼을 맞는다. 이런 인연으로 태웅은 승문의 누나 혜옥(김민선)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이후 태웅은 깡패 조직에 몸 담게 된다. 임 감독은 그를 주인공으로 잡으며 자유당과 정치 깡패의 결탁 등 당시 분위기를 담는다. 5·16 쿠데타는 태웅의 삶에도 큰 전화점이 된다. 군사정권이 폭력조직 소탕에 나서자 태웅은 영화제작자로 나선다. 그것도 제대로 안되자 군납업자로 탈바꿈한다. 카메라는 사건과 사건 사이를 빠르게 뛰어넘으며 시대의 삽화를 그린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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