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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제2의 사모님? “묻어가는 웃음은 안 팔아~”

등록 2007-12-12 19:38

개그우먼 정주리, SBS ‘웃찾사’에서 무형식 컬트 개그로 인기몰이
개그우먼 정주리, SBS ‘웃찾사’에서 무형식 컬트 개그로 인기몰이
개그우먼 정주리, SBS ‘웃찾사’에서 무형식 컬트 개그로 인기몰이
“개그우먼, 아이디어 없고 묻어간다고요? 절대 아니죠.”

에스비에스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안 팔아’를 이끄는 정주리(22)는 여자 개그맨에 대한 편견을 시원스레 날려버리고 있다. 그동안 몸을 뒤로 젖히고 콧구멍을 넓히며 ‘따라와∼’를 외치고 독특한 억양과 동작으로 외모지상주의를 비웃으며(‘퀸카 만들기 대작전’) 여성 파워를 보여준 그다. 이번에는 지난 11월22일 첫선을 보인 ‘안 팔아’에서 엽기적인 산장 주인으로 나와 야릇한 표정과 섹시한 목소리로 물건을 사러 온 등산객에게 연방 “안∼ 팔아∼”를 외친다. “왜 안 파느냐”는 질문에 엉뚱한 이유를 대며 웃음을 자아낸다.

그는 ‘안 팔아’에서 묻어가는 역할이 아닌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모님’(<개그야>)의 콘셉트를 잡아준 개그맨 김한배씨가 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살을 붙였어요. ‘안 팔아’에 맞는 억양과 동작을 넣고 ‘띠∼’ 통화대기음 소리에 맞춰 테크노 춤을 추고 “오뇨뇨∼”라는 구절을 반복하는 노래를 삽입했어요.”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예리하게 잡아낸 결과다.

하지만 이 꼭지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제작진에서는 “기승 전결이 없고 메시지가 없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렵사리 녹화를 하던 첫날, 관중의 반응은 예상외로 컸다. “‘안 팔아’는 무형식, 무의미의 컬트 개그예요. 4차원의 개그를 좋아하는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았나봐요. 녹화 첫날인데 관객들이 ‘안 팔아’라는 대사를 따라했어요. 그 순간 ‘내 개그가 먹혔구나’ 생각했죠.”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안 팔아’가 제2의 ‘사모님’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어서다. “‘안 팔아’라는 대사를 할 때도 ‘운전해’의 느낌과 겹치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그렇게 신경을 쓰니 표정이 어색하고 자신이 없어 나도 모르게 밑을 보게 됐죠. 하지만 지금은 나만의 색깔을 갖고 편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올 한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정주리는 ‘안 팔아’로 개그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06년 데뷔 1년 만에 에스비에스 코미디대상 여자 신인상을 받았지만 그 이후로 슬럼프를 겪었다. “신인상 이후 ‘사랑의 병원’을 했는데 두달 만에 막을 내렸어요. 그 뒤 나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맡지 못했죠. 우울증도 생기고 힘든 시간을 보냈죠.”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던 건 집념과 오기였다. 인기만큼 빨리 찾아온 슬럼프를 겪고 난 정주리는 “나를 돌아보고 겸손함을 배웠다”고 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분명해졌다. “정선희 선배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개그우먼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더 욕심을 낸다면 정극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u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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