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무법자
서부영화 비틀기 결정판
석양의 무법자(K1 밤 11시50분) =서부영화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주인공의 머리가죽을 벗기려 드는 야만인들로 나온다. 결과는 항상 백인 주인공 만세, 미국 건국자들 만세였다. 이 단순한 이분법을 부순 건 이탈리아 감독들이었다. 이렇게 낡은 포대에 담긴 새 술이 바로 ‘마카로니 웨스턴’이다. 마카로니 웨스턴의 결정판이라 해도 토를 달 사람이 없는 작품이 바로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다.
엔리오 모리코네가 만든 불후의 영화음악을 배경으로 모래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곧 죽어도 시가를 물고 있는 ‘폼생폼사’ 주인공 블론디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그는 멕시코 총잡이이자 현상범인 투코와 짜고 투코를 고발한 뒤 교수형에 처하기 직전에 구해 다른 주에서 다시 넘기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투코와 블론디는 서로 미워하지만 공동묘지에 묻힌 20만달러를 찾으려고 일행이 된다. 이 여정에 악랄한 세텐자가 끼어든다. 이들 가운데 누가 좋은 놈인가? 누구도 절대 선은 아니며 누구에게나 이기적인 욕심은 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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