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대작 '태왕사신기'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욘사마' 배용준(35)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드라마의 중반까지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드러낸 또 다른 고구려의 영웅 연호개가 흐름을 이끌었다.
광개토대왕 담덕 역의 배용준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보일 때 연호개의 윤태영(33)은 강한 면을 부각시켰다. 덕분에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연호개, 이렇게 멋있게 나와도 되는거야', '담덕보다 연호개가 멋지다'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주인공에 맞서는 상대에게 비난이 쏠리는 일반적인 드라마 시청 형태와 다른 모습이었다.
윤태영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러 멋있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며 "대본에 쓰인 감정에 철저하게 충실히 하려고 애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절하게 보여야지', '이렇게 해야겠다'며 의도적으로 연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10부를 넘어서자 비로소 나 스스로 연호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담덕에 맞선 연호개에 대해 공감과 지지를 보낸 것에 대해서는 "드라마에 빠지면 주인공 입장에서 시청하게 되는데 연호개 캐릭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깊게 생각해 준 것 같다"며 "연호개는 하늘의 운명과 싸우며 노력한 평범한 남자로 연호개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타당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극 초중반 분위기를 휘어잡았던 연호개의 캐릭터는 하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다소 흐려졌다. 백호의 신물(神物)을 찾는다며 대군을 이끌고 출병한 후 드라마의 주변부를 맴돌았다.
오히려 사랑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거란족 대학살 등 흐릿한 판단력이 그의 정신을 지배한 느낌이었다. 배우가 최선을 다했기에 드라마의 종영 후 연호개의 캐릭터에 대해 아쉬움이 오랫동안 남는다.
"큰 작품에서 누구를 더 돋보이게 할 것인가의 문제였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작가님이 하고픈 이야기는 광개토대왕이었기 때문에 연호개를 더 돋보이게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극 중반 이후 캐릭터가 이상해진 것을 느꼈지만 저는 시종 대본에만 충실한 연기를 했어요. 다만 마지막 회 전쟁 장면의 액션신 등 힘들게 찍은 장면이 실제로는 5분의 1 정도만 방송돼 아쉬웠죠."
이어 그는 "촬영을 끝낸 후 감독님께서 '너에게 진 빚이 많구나'라고 말씀하셨다"며 "감독님도 내 마음을 알고 계신다는 생각에 아쉬운 감정이 풀렸다"고 덧붙였다. 액션 연기에도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승마 장면에서는 일부러 가장 거친 말을 골라 탔다. "말에서 굴러 떨어져야 하거나 앞 발을 치켜든 말 앞에 서야하는 등 일부 장면을 빼고는 거의 모든 승마 장면은 대역 없이 제가 소화했습니다. 대역을 쓰지 않으면 근접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림이 살아나게 되죠. 특히 분노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가장 사나운 말을 골라 탔어요. 말 위에서 제가 분노하면 말도 이런 감정을 표현하더라구요." 이처럼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대작이지만 그는 연호개 캐릭터에 파 묻혀 지낼 생각은 없다. "'태왕사신기'는 나에게 많은 기쁨과 행복을 줬고, 내 인생마저 바꿔 놓은 뜻 깊은 작품"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이 드라마를 잊고 빨리 다른 작품에서 새로운 노력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2월 동료 배우 임유진과 결혼해 신혼 기간과 드라마 촬영 기간이 겹쳤다. 이어 첫 아이가 태어난 기쁨도 맛봤다. "아내가 임신한 상태라 서로 힘든 시기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임신한 아내가 오히려 나를 감싸주고 위로해 줬습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를 얻었다는 생각에 무척 행복합니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어 그는 "촬영을 끝낸 후 감독님께서 '너에게 진 빚이 많구나'라고 말씀하셨다"며 "감독님도 내 마음을 알고 계신다는 생각에 아쉬운 감정이 풀렸다"고 덧붙였다. 액션 연기에도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승마 장면에서는 일부러 가장 거친 말을 골라 탔다. "말에서 굴러 떨어져야 하거나 앞 발을 치켜든 말 앞에 서야하는 등 일부 장면을 빼고는 거의 모든 승마 장면은 대역 없이 제가 소화했습니다. 대역을 쓰지 않으면 근접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림이 살아나게 되죠. 특히 분노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가장 사나운 말을 골라 탔어요. 말 위에서 제가 분노하면 말도 이런 감정을 표현하더라구요." 이처럼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대작이지만 그는 연호개 캐릭터에 파 묻혀 지낼 생각은 없다. "'태왕사신기'는 나에게 많은 기쁨과 행복을 줬고, 내 인생마저 바꿔 놓은 뜻 깊은 작품"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이 드라마를 잊고 빨리 다른 작품에서 새로운 노력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2월 동료 배우 임유진과 결혼해 신혼 기간과 드라마 촬영 기간이 겹쳤다. 이어 첫 아이가 태어난 기쁨도 맛봤다. "아내가 임신한 상태라 서로 힘든 시기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임신한 아내가 오히려 나를 감싸주고 위로해 줬습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를 얻었다는 생각에 무척 행복합니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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