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순검’ 배우 류승용
‘별순검’ 배우 류승용
“강승조, 인생의 멘토로 삼고 싶어요.”
지난 18일 경기 파주의 <별순검> 촬영장에서 만난 배우 류승룡(37)은 자신이 맡은 배역에 푹 빠져 있다. 그가 연기하는 강승조는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조선시대과학수사대 별순검의 총지휘관이다. “항상 약자 편에서 청렴하고 정의롭고, 강한 자 앞에서는 더욱 강하고…. 이상적인 리더상이죠.” 그는 이 캐릭터를 잡기 위해 “회화로 치면 데생, 성악으로는 베이스 쪽을 택했다”고 한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 신중하고 무게감 있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한국판 <시에스아이>라고 불리는 <별순검>은 자주 미국드라마와 비교된다. 그 역시도 <시에스아이 라스베가스>의 길 그리섬 반장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는 “일부러 <시에스아이>를 한 번밖에 안 봤어요. 혹시 거기에 나오는 인물을 따라할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데 방해가 되거든요.” 그러면서 그는 <시에스아이>와 <별순검>은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시에스아이>는 희귀한 범죄의 범인을 찾아내는 재미에 초점을 두었다면, <별순검>은 인본주의를 바탕에 둔 터라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살인 동기, 범죄자를 통한 인간의 욕망 등에 대해 이야기해요.” 작품 속에 녹아 있는 휴머니즘과 인본주의 사상에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란다. “강승조의 대사 속에도 다양한 인간군상,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 많아요. 그중 ‘욕심이 아무리 저를 속인다 한들 사람됨의 도리를 넘어설 수 있겠느냐’(14회)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는 <별순검>으로 성공적인 드라마 데뷔식을 치렀다.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중 배역을 잘 소화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안방극장에서는 낯선 얼굴이지만 연극과 영화에서는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지 오래다. 연극 <난타> <웰컴 투 동막골>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 출연하고, 34살 때 <아는 여자>로 영화계에 데뷔해 올해 영화 <황진이>로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나이에 비해 늦게 대중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그이지만 올해는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드라마 <별순검>뿐 아니라 영화 <내 사랑> <열한번째 엄마>가 개봉 중이고, 이달부터 시작한 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도 진행 중이다.
이번 주면 지난 8월부터 5개월 동안 이어진 <별순검> 촬영이 끝난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팬들의 사랑이란다. “<별순검>은 팬들의 성원으로 부활한 작품이잖아요. 그래서인지 팬들의 응원이 뜨거워요. 추운 날씨에도 촬영장에 찾아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핫 팩, 귀마개, 응원글이 적힌 노트를 줬어요. 큰 힘이 되죠.” 고정 팬들과 더불어 새로운 팬층을 형성한 <별순검>은 그 사랑 덕분에 내년 8월 시즌 2를 선보일 예정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u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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