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가 옆방에 산다
엠비시 드라마넷 ‘…옆방에 산다’, 지티브이 ‘젊은 베르테르…’ 등 새해 줄줄이 방영
케이블 채널들이 새해를 맞아 실험적 시도가 엿보이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호평받은 <막돼먹은 영애씨> <정조 암살미스터리-8일> 등에 힘입어 내년에도 드라마와 티브이 영화 쪽 장르에서 다양한 변주를 이어가려는 것이다. 방송시장 개방에 대비한 케이블 업계가 자생력을 키우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엠비시 드라마넷에서는 <별순검> 후속으로 가족 드라마 <전처가 옆방에 산다>를 내년 1월 중에 선보인다. <…옆방에 산다>는 한때 잘 나가는 톱스타 나미녀(오정해)와 그의 매니저이자 남편인 김대석(전노민)이 이혼한 뒤에도 같은 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주인공 오정해와 전노민 외에도 배일집, 김나운 등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사랑이 뭐길래> <엄마의 바다> <사랑과 진실> 등 화제의 가족드라마를 제작한 박철 피디가 연출을 맡는다. 지상파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족드라마가 케이블 쪽에서도 인기를 얻을지 주목을 끈다.
기존 드라마 형식에 변형을 준 작품도 시청자를 찾아간다. 지티브이의 <젊은 베르테르의 사랑>과 수퍼액션의 <서영의 스파이>, 코미디티브이의 <톡드라마 디데이>가 그것이다. 1월28일부터 첫선을 보이는 <젊은 베르테르의 사랑>은 패션디자이너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5부작 드라마로, 마지막 회에서는 패션쇼로만 진행되는 점이 기존의 드라마들과 다른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1월2일 첫방송하는 <서영의 스파이>는 8부작 드라마로, 배우 서영이 남자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풀어주는 해결사로 나온다. 서영이 극 중간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팁 걸’로 나와 문제 해결책을 주는 새로운 형식의 ‘팁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톡드라마 디데이>는 연예인과 일반인의 은밀한 ‘고백’이 담긴 토크와 그 이야기를 드라마로 엮은 프로그램으로 1월1일부터 방송한다.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티브이영화에서도 실험 무대가 펼쳐진다. 오시엔에서는 3부작 티브이영화 <신예감독전>(가제)을 1월16일부터 한편씩 내보낸다. <북경반점>의 조감독 정영준 등 세명의 영화 조감독의 감독 데뷔작이다. 각각 다른 감독이 섹시 코믹물, 판타지, 멜로 등 장르의 작품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온미디어의 전광영 제작국장은 “올해 페이크 다큐, 다큐 드라마 등 다양한 퓨전 형식의 작품이 선보였듯 내년에도 드라마·영화·다큐멘터리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실험적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엠비시 드라마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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