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제도를 폐지한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가수들이 아닌, 대형기획사의 잔치로 전락해 가요 관계자와 팬들을 씁쓸하게 했다.
29일 저녁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SBS TV '가요대전'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엠넷미디어 등 가요계 대형기획사가 소속 가수를 홍보하는 무대로 퇴색됐다.
대형기획사들은 각각 소속 가수와 데뷔 준비 중인 연습생을 총출동시켜 10~20명이 한 무대를 꾸몄으며 그로 인해 이중 일부 가수들은 중복 출연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슈퍼주니어의 무대에 소녀시대, 천상지희더그레이스를 출연시켰다. 소녀시대와 천상지희더그레이스는 앞서 다른 가수들과 무대를 꾸민 상태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박진영의 무대에 원더걸스를 비롯해 내년 미국에서 데뷔시킬 임정희, 민(Min), 지-소울(G-Soul) 등을 총출동시켰다. 민과 지-소울은 국내 지상파방송에서 처음 가창력을 선보였으며 원더걸스는 이날 소녀시대와 이미 대결 구도로 노래한 뒤였다.
엠넷미디어 가수인 SG워너비와 씨야의 무대에도 FT아일랜드, 특별출연으로 신인그룹 초신성까지 함께 올랐다. FT아일랜드 역시 방송 초반 윤하와 듀엣을 한 상태였다. 이들의 공연이 끝나자 이효리는 "회사 동료들입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YG엔터테인먼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서 트로트 가수들과 함께 공연했던 빅뱅의 무대에 지누션, 원타임에 이어 데뷔를 준비 중인 여성 솔로 씨엘(CL)이 함께 했다. 또 미국에서 데뷔 음반을 준비하던 중 YG패밀리의 '원콘서트'를 위해 일시 귀국한 세븐도 깜짝 등장했다.
게다가 엔딩은 내년 3월 데뷔 10주년을 맞는 신화가 그간의 히트곡을 열창하는 미니 콘서트처럼 꾸며졌다.
이날 '가요대전'은 댄스, 록&일렉트로닉, 힙합, 트로트 등 장르별 합동 공연을 꾸밀 때까진 가요계 축제란 취지대로 흥이 났다. 시상식일 경우 나오지 못할 '보고픈' 얼굴들이 대거 출연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베스트 아티스트를 선정해 발표한 2부에서 대형기획사들이 소속 가수를 대거 출연시키는 각각의 무대를 꾸미며 분위기는 급랭됐다. 현장에 있던 가요 관계자들은 "매년 연말 시상식, 결산 무대마다 대형기획사가 프로그램 전파를 장악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일부 네티즌은 "대형기획사 가수의 팬이지만 무대 보면서 왠지 말들이 많이 나올 거라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유명 가수가 소속된 한 기획사의 이사는 "이번 '가요대전'에선 가수들에게 올해 히트곡을 부르지 말라고 했다"며 "소규모 기획사 가수들은 1~2분씩 남의 노래를 나눠 부르거나, 춤만 추고 들어갔다. 그러나 정작 대형기획사들은 소속 가수들끼리 퍼포먼스를 짜서 수분간 무대를 꾸몄다. 심지어 일부 가수는 히트곡을 부르기도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기획사 대표는 "예능 프로그램을 1년 내내 열심히 한 가수들은 나름대로 연말 무대에서 방송사가 챙겨줄 것이란 기대를 하는데 결국 대형기획사의 잔치가 돼버리니 패배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참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날 '가요대전'은 댄스, 록&일렉트로닉, 힙합, 트로트 등 장르별 합동 공연을 꾸밀 때까진 가요계 축제란 취지대로 흥이 났다. 시상식일 경우 나오지 못할 '보고픈' 얼굴들이 대거 출연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베스트 아티스트를 선정해 발표한 2부에서 대형기획사들이 소속 가수를 대거 출연시키는 각각의 무대를 꾸미며 분위기는 급랭됐다. 현장에 있던 가요 관계자들은 "매년 연말 시상식, 결산 무대마다 대형기획사가 프로그램 전파를 장악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일부 네티즌은 "대형기획사 가수의 팬이지만 무대 보면서 왠지 말들이 많이 나올 거라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유명 가수가 소속된 한 기획사의 이사는 "이번 '가요대전'에선 가수들에게 올해 히트곡을 부르지 말라고 했다"며 "소규모 기획사 가수들은 1~2분씩 남의 노래를 나눠 부르거나, 춤만 추고 들어갔다. 그러나 정작 대형기획사들은 소속 가수들끼리 퍼포먼스를 짜서 수분간 무대를 꾸몄다. 심지어 일부 가수는 히트곡을 부르기도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기획사 대표는 "예능 프로그램을 1년 내내 열심히 한 가수들은 나름대로 연말 무대에서 방송사가 챙겨줄 것이란 기대를 하는데 결국 대형기획사의 잔치가 돼버리니 패배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참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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