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눈
전쟁터도 아랑곳 않는 사랑
호랑이와 눈(K1 밤 12시50분)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하고 주연을 맡은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감동한 관객들에게 권할 만하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유대인 학살이 벌어지는 수용소에서도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끌어낸 베니니가 이 영화에서는 이라크 전쟁 참사 현장으로 수다를 떨며 달려간다. 어떤 역경도 이겨내게 하는 사랑의 힘, 주제도 닮은 꼴이다. 덜렁대는 시인 아틸리오는 비토리아에게 첫눈에 반해 졸졸 따라다닌다. 하지만 비토리아는 눈이 내릴 때 호랑이를 만나면 사랑을 받아주겠다는 알쏭달쏭한 말만 남긴다. 바그다드로 떠난 비토리아가 폭발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아틸리오는 전쟁터임에도 마다않고 바그다드로 잠입한다. 병원도 문 닫은 그곳에서 그는 비토리아를 살리려고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잠수 산소통을 비토리아에게 달아주고 사랑의 시를 바치며 호들갑을 떤다. <인생은 아름다워>보다 이야기의 밀도는 떨어지지만 보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15살 이상.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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