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스토리
형 찾아가는 노인의 여정
스트레이트 스토리(교 밤 11시) =<이레이저 헤드> <블루 벨벳>나 텔레비전 드라마 <트윈픽스>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기억하는 관객들은 이 영화가 낯설 법하다. 미국 중산층의 기괴하고 비틀어진 이면을 섬뜩한 영상으로 잡아내온 린치 감독이 이 영화에서는 70살 평범한 노인의 6주에 걸친 여정을 평온하게 따라간다. 어느 날 앨빈 스트레이트는 집에서 쓰러진다. 간신히 몸을 추스른 그는 오해 탓에 오래 연락하지 않고 지내온 형이 중풍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운전면허도 없는 스트레이트는 주변 사람들이 다 반대하는데도 잔디 깎는 기계를 개조해 타고 형을 찾아 떠난다. 그는 죽기 전에 오해를 풀 작정이다. 그 여정에서 가출 소녀, 자원봉사 소방관 등 선한 사람들을 만나 삶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눈다. 고통스럽고 고단하더라도 사람과 삶을 껴안는 앨빈의 온기가 보는 사람에게 전해진다. 앨빈 역을 맡은 리처드 판스워스(1920~2000)는 60년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노배우의 진가를 발휘했다. 12살 이상.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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