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뉴하트’
MBC '뉴하트' 첨단 기법ㆍ장비, 세트 등으로 눈길
MBC TV 수목드라마 '뉴하트'(극본 황은경, 연출 박홍균)가 요즘 큰 인기다. 지난달 12일 17.1%(TNS미디어코리아)로 출발한 후 꾸준한 상승세를 그린 이 드라마는 최근 KBS2 '쾌도 홍길동', SBS '불한당' 등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20%대 초ㆍ중반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대학병원 흉부외과를 정면으로 다룬 이 드라마는 병원과 의사의 사실적인 모습이 탄탄한 스토리와 잘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조재현을 필두로 한 지성, 김민정의 농익은 연기가 드라마의 흐름을 잘 이끌고 있다는 찬사도 이어진다.
특히 이 드라마는 다른 국내 의학드라마와 비교할 때 긴박한 수술 장면이 일품이다. 아울러 다양한 첨단 촬영 도구와 촬영 기법이 도입돼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스토리를 뒷받침해주는 여러 이색 촬영 기법과 보조 장치를 살펴본다.
◇사람의 몸속을 촬영한다
드라마에서는 이례적으로 '이노비전 렌즈'를 촬영에 도입했다. 광학렌즈의 일종인 이 렌즈는 '지구를 지켜라' '파이트 클럽' '패닉 룸' 등 주로 영화에서 미세한 촬영이나 독특한 움직임을 보여줄 때 사용됐다.
호스 끝에 달린 이 렌즈는 내시경처럼 환자의 몸속을 움직이며 생생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의사들이 흉강경ㆍ복강경 등의 장비를 이용해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을 수술하는 것처럼 시청자들은 이 렌즈를 통해 수술 현장과 유사한 느낌을 갖게 된다.
제작진은 "수술 장면을 찍을 때 여러 각도에서 촬영을 하지만 아주 세밀한 장면을 담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노비전 렌즈는 시청자에게 인체의 신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야? 마네킹이야?
제작진은 실감 나는 수술 장면 촬영을 위해 특수 분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펄떡이는 심장이 노출되는 장면이나 수술대 위에 누운 환자의 배에 곧바로 칼을 대는 장면 등에서다.
심장의 경우 주로 돼지 심장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 심장이 실제 사람의 심장처럼 뛰게 만드는 것은 특수 분장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제작진은 인체와 흡사한 형태의 인형인 '더미'의 제작에 공을 들였다. 이 더미는 실제 출연 환자들의 외모와 체형을 본따 만들어졌다.
본격 수술 장면에 들어가면 이 더미들은 사람을 대신해 수술대 위에 눕게 된다. 출연진의 실제 얼굴 촬영이 필요할 때는 상반신 더미가 투입되기도 한다. 상반신 더미는 극 초반 은성(지성)이 응급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의 가슴 부위에 볼펜을 찌르는 장면 등에서 사용됐다.
◇독특한 화면 분할과 CG
'뉴하트'는 장면 전환 때 독특한 방식을 이용한다. 작은 영상 9개가 화면을 가득 채운 후 그 중 하나가 전면으로 확대되면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극 초반에는 화면이 두 개로 나뉘어 인물들의 움직임을 보여준 적도 있다. 이런 형태의 화면 분할은 이야기와 인물들의 감정 흐름을 생동감 있게 전하면서 시청자의 집중도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컴퓨터그래픽(CG)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환자의 신체 내부 상황을 보여주거나 로봇를 이용한 다빈치 수술 등에서 정교한 CG가 활용됐다. CG를 통해 딱딱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의학 정보를 쉽게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 지은 대형 세트도 한몫
이 드라마를 위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대형 세트가 만들어졌다. 900평 대지에 3층짜리 병원 병동이 세워졌고, 그 옆에 일반 세트가 400평 대지에 추가로 건설됐다.
수술실은 물론 중환자실, 외래진료실, 당직실, 휴게실, 연구실 등 병원의 주요 공간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에 웬만한 병원이 통째로 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적인 병원 세트가 마련된 덕분에 출연진은 이곳에서 살다시피 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 까다로운 수술 장면을 찍을 때는 거의 하루 종일 한 신에 매달리기도 한다.
아울러 세트장에는 간호사 등 의료진이 상주하며 제작진에게 의학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술 등 중요한 장면이 촬영될 때는 의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수술 가운 입는 법, 수술 순서, 의학 용어 등을 알려주고 있다.
다만 이 드라마의 수술 장면과 관련해서는 지나치게 사실적인 영상이 안방 시청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평도 있다. 특히 10일 방송에서 환자의 등에 꽂힌 칼(모자이크 처리는 했음)을 계속해서 보여준 것 등은 다소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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